[기고] 한·중·일 3국 발전적 미래, 교육협력에 달렸다
한·중·일 청년들이 함께 모여 있으면 어떤 모습일까. 그들은 영어와 한·중·일 언어를 자유로이 섞어 가며 역사문제에서부터 청년문제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기탄없이 이야기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곧 친구가 될 것이다.

한·중·일 정부가 설립한 국제기구인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TCS)’ 사무총장으로서, 필자는 ‘청년대사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3국 학생들을 함께 만날 기회가 많았다. 젊은 세대의 허심탄회한 ‘비정상회담’은 3국 기성세대의 막연한 거리감과 편견을 뛰어넘어 볼수록 놀라움을 준다. 2006년 필자가 주한 중국대사관 근무를 마치고 10년 만에 다시 찾은 한국에서 청년들을 통해 실감한 한·중·일 관계의 변화가 그렇다.

우리의 젊은 세대는 어떻게 이렇게 기특하게 성장했을까. 이는 교육과 청소년 교류 분야의 지속적인 3국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예로부터 한·중·일 3국은 유교문화권으로서 배움의 가치를 중시했고 높은 교육열을 자랑했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공자의 말씀과 같이 서로 배움으로써 발전하려는 자세도 갖고 있다. 지난해 3년 반 만에 열린 제6차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도 정상들은 3국의 상호 이해와 공동발전을 위해 교육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한·중·일 교육협력의 확대를 위해 교육장관회의 신설을 합의했다.

그리고 이번 주말 서울에서 제1회 한·중·일 교육장관회의가 열린다. 그동안 3국 관계의 저변에서 지속돼 오던 교육협력을 정부 차원에서 제도화하는 첫걸음이다. 이 회의에서 3국 장관들은 창의적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협력 강화 및 ‘캠퍼스 아시아’ 사업 확대를 통한 동아시아 교육공동체 추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확대·정례화되는 캠퍼스 아시아 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 사업은 유럽연합(EU)의 에라스무스 프로그램과 같은 한·중·일 대학생 상호교류 프로그램이다. 지난 4년간 10개 사업단 26개 대학 2000여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필자가 만난 캠퍼스 아시아 참여 학생들은 한·중·일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세 나라의 사회·문화에 대한 이해와 외국어 실력을 갖춘 인재로서 이 사업의 중요성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갖게 해줬다.

한·중·일 3국은 전 세계 인구의 21.4%, 국내총생산(GDP)의 21%, 무역 규모의 18.3%를 차지한다. 이들 간의 협력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3국 정부는 1999년 이후 협력을 추진해 오면서, 교육장관회의를 포함해 20개 장관급 회의와 50여개 정부 간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많은 공통점을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서, 세 나라 협력의 필요성도 더욱 커질 것이다. 한·중·일 협력의 거대한 잠재력을 보다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미래 세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상호 이해와 신뢰를 쌓는 것만이 한·중·일의 공통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며 3국 공동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차세대 핵심인재를 키우는 지름길이다. ‘교육백년대계’라는 한·중·일 공통의 성어(成語)처럼, 제1회 교육장관회의가 그런 교류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시키는 ‘교육협력 100년 계획’의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출발은 늦었지만 미래 지향적인 3국 관계의 발전을 주도하는 회의로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기 바란다.

양허우란 <한중일 3국협력사무국(TCS) 사무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