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감있는 시, 웹툰·팟캐스트·앱으로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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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나 '시 읽어주는 누나', 김사인 '시시한 다방'
독자 끌어들이기 위한 새로운 시 읽기 실험 눈길
독자 끌어들이기 위한 새로운 시 읽기 실험 눈길
“시는 어렵다고만 생각했는데 그림과 함께 보니 이해가 잘 되고 재밌습니다.”(웹툰 ‘시 읽어주는 누나’ 댓글)
“김사인 시인의 떨리는 듯 낮은 목소리, 애처롭고 서러운 소월의 시를 들으니 눈앞에 비단 안개가 자욱하게 깔리는 것 같습니다.” (팟캐스트 ‘시시한 다방’ 감상평)
시(詩)가 독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시인들이 스스로 나서고 있다. 시를 시집으로만 알리는 것을 넘어 웹툰, 인터넷 라디오방송(팟캐스트)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독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독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보다 친근하고 쉽게 시를 접하는 도구를 얻었다”며 호평하고 있다.
시인 신미나 씨(40)는 2007년 등단해 2014년 첫 시집 싱고, 라고 불렀다(창비)를 낸 작가다. 그는 지난해 네이버 ‘도전만화’ 코너에 시를 주제로 한 웹툰 ‘시 읽어주는 누나, 시(詩)누이’를 올리기 시작했다. 정감 있는 그림에 시 한 편을 소개한다. 누가 시켜서 한 일이 아니라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었다. 이를 알아본 출판사 창비 관계자가 신씨에게 연락해 지난달부터 창비 블로그에서 매주 화요일 ‘시 읽어주는 누나’를 연재하고 있다. 덕분에 신씨는 ‘웹툰 그리는 시인’이라는 별명을 갖게 됐다. 그가 올린 웹툰에는 댓글이 100개 이상씩 달리고, 트위터 등 SNS에서도 호평받고 있다.
신씨는 웹툰을 그릴 때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시를 고르려고 애쓴다. 그는 “사람들이 좋은 시를 많이 읽었으면 하는 마음에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웹툰 스토리와 시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씨의 웹툰은 올여름께 단행본으로 출간된다.
대표적 서정시인인 김사인 씨(60)도 창비 팟캐스트 ‘시시한 다방’을 진행하며 인터넷을 통해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2주일에 한 번씩 방송했으나 올해부터는 매주 올리고 있다. 첫째·셋째 화요일에는 한국 시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시인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둘째·넷째 주엔 매월 작고 시인을 선정해 그들이 남긴 명시를 읽는다. 1월에는 시인 김소월의 작품을 낭독했다. 김씨는 “매주 녹음하는 것이 만만치 않고 시를 창작하는 데 마이너스적인 부분이 있을지 모른다”면서도 “사람들이 시를 부담없이 접하게 하는 ‘거간’ 역할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문학을 이끌어온 출판사 중 한 곳인 창비가 웹툰과 팟캐스트 등 다양한 경로로 시를 확산시키려는 것은 독자가 시를 접하는 환경이 바뀌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창비는 오는 4~5월 중 시 전문 앱(응용프로그램)을 출시한다. 창비의 400번째 시집이 나오면 그동안 창비를 통해 발표된 시 2만여편과 한국 근현대 대표시를 모아 독자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염종선 창비 편집이사는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시 저변이 넓은 편이었지만 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요즘 상황에 위기의식을 느꼈다”며 “한국 문학에 기여하고 독자들이 시를 친근하게 접하게 하기 위해 각종 시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김사인 시인의 떨리는 듯 낮은 목소리, 애처롭고 서러운 소월의 시를 들으니 눈앞에 비단 안개가 자욱하게 깔리는 것 같습니다.” (팟캐스트 ‘시시한 다방’ 감상평)
시(詩)가 독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시인들이 스스로 나서고 있다. 시를 시집으로만 알리는 것을 넘어 웹툰, 인터넷 라디오방송(팟캐스트)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독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독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보다 친근하고 쉽게 시를 접하는 도구를 얻었다”며 호평하고 있다.
시인 신미나 씨(40)는 2007년 등단해 2014년 첫 시집 싱고, 라고 불렀다(창비)를 낸 작가다. 그는 지난해 네이버 ‘도전만화’ 코너에 시를 주제로 한 웹툰 ‘시 읽어주는 누나, 시(詩)누이’를 올리기 시작했다. 정감 있는 그림에 시 한 편을 소개한다. 누가 시켜서 한 일이 아니라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었다. 이를 알아본 출판사 창비 관계자가 신씨에게 연락해 지난달부터 창비 블로그에서 매주 화요일 ‘시 읽어주는 누나’를 연재하고 있다. 덕분에 신씨는 ‘웹툰 그리는 시인’이라는 별명을 갖게 됐다. 그가 올린 웹툰에는 댓글이 100개 이상씩 달리고, 트위터 등 SNS에서도 호평받고 있다.
신씨는 웹툰을 그릴 때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시를 고르려고 애쓴다. 그는 “사람들이 좋은 시를 많이 읽었으면 하는 마음에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웹툰 스토리와 시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씨의 웹툰은 올여름께 단행본으로 출간된다.
대표적 서정시인인 김사인 씨(60)도 창비 팟캐스트 ‘시시한 다방’을 진행하며 인터넷을 통해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2주일에 한 번씩 방송했으나 올해부터는 매주 올리고 있다. 첫째·셋째 화요일에는 한국 시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시인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둘째·넷째 주엔 매월 작고 시인을 선정해 그들이 남긴 명시를 읽는다. 1월에는 시인 김소월의 작품을 낭독했다. 김씨는 “매주 녹음하는 것이 만만치 않고 시를 창작하는 데 마이너스적인 부분이 있을지 모른다”면서도 “사람들이 시를 부담없이 접하게 하는 ‘거간’ 역할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문학을 이끌어온 출판사 중 한 곳인 창비가 웹툰과 팟캐스트 등 다양한 경로로 시를 확산시키려는 것은 독자가 시를 접하는 환경이 바뀌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창비는 오는 4~5월 중 시 전문 앱(응용프로그램)을 출시한다. 창비의 400번째 시집이 나오면 그동안 창비를 통해 발표된 시 2만여편과 한국 근현대 대표시를 모아 독자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염종선 창비 편집이사는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시 저변이 넓은 편이었지만 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요즘 상황에 위기의식을 느꼈다”며 “한국 문학에 기여하고 독자들이 시를 친근하게 접하게 하기 위해 각종 시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