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자신의 재능을 입증해낸 `96년 생` 델레 알리 (출처: telegraph)축구는 전략 싸움이다. 아무리 좋은 선수를 모아놓아도 그 선수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감독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반면 능력 있는 감독은 선수들의 기량 그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때문에 축구에서는 감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이 감독의 능력이다. 어제의 포체티노가 그랬다.최근 5경기 째 승리가 없던 크리스탈 팰리스는 홈에서 토트넘을 맞이했다. 승리가 간절했던 팰리스에게는 여간 까다로운 상대가 아닐 수 없었다. 당연하게 팰리스는 라인을 낮춘 채 꽁꽁 걸어 잠그고 펀천과 자하를 활용한 역습에 주력했다. 두터운 수비에 토트넘은 틈을 찾기 어려웠고, 공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전방의 해리캐인, 알리, 손흥민 그리고 에릭센은 열심히 공간을 찾아 다녔지만 모든 곳에 팰리스의 수비수들이 막고 있었다. 특히 지난 경기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손흥민이 많은 활동량을 보이면서 공격의 활로를 개척하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그렇게 토트넘은 라인을 한껏 올려 공격을 시도하다 두터운 수비에 막히고 팰리스에게 역습을 내주기 일쑤였다. 특히 컨디션이 굉장히 좋아 보이던 자하에 대니 로즈는 꽤나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전반 29분 토트넘의 걷어내기 실수를 자하가 이어받아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공은 베르통언의 발을 맞고 토트넘의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스토크 시티와의 경기에서 터진 이청용의 골 이후 5경기 동안 득점이 없던 팰리스는 비록 자책골이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골 맛을 보며 승리를 향해 한 발짝 다가갔다. ▲ 리그 데뷔골을 터트렸던 팰리스를 맞아 선발 출장한 손흥민, 열심히 뛰었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출처: Skysports)파듀 감독의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이 딱 들어맞았다. 이 후 팰리스는 수비에 더 치중하며 승점 3점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토트넘에게도 변화가 필요했다. 후반 초반까지 지켜보던 포체티노 감독은 교체카드를 꺼내 들었다. 후반 11분 에릭 다이어를 빼고 샤들리를 투입했다. 눌러 앉은 상대팀에게는 에릭 다이어 같은 홀딩 미드필더가 전혀 필요 없었고, 좀 더 공격적으로 나갈 필요가 있었다. 손흥민, 에릭센과 함께 2선에 배치하고, 전방에서 상대의 압박에 고전하던 알리를 뎀벨레 옆에 세워 더블 피보테를 이루게 했다. 이 선택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공격적 재능이 출중한 알리와 뎀벨레까지 올라와서 공격에 가담하니 공격진영에서 수적으로 밀리지 않았다. 좌우 전환을 통해 끊임 없이 팰리스 수비진을 흔들어 놨고, 위협적인 크로스로 골문을 위협했다. 전술적 변화를 시행한지 10분만에 교체 투입된 샤를리의 크로스를 해리 캐인이 머리로 이어받아 동점골을 터트렸다.동점골을 얻어맞은 팰리스는 침착했다. 동점골 이후에도 여전히 수비에 치중하며 역전을 노리기 보다는 무승부라도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리고 제공권이 좋은 예디낙을 투입시켜 수비를 탄탄히 함과 동시에 높이를 이용한 세트피스 득점을 노리겠다는 전략을 꺼내 들었다. 그러나 토트넘의 폭풍공세에 팰리스 선수들은 지쳐갔다. 그리고 전방에서 고립되어있었지만 조금 내려온 위치에 배치되자 좀 더 많은 공간이 생긴 알리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환상적인 발리 중거리 슛을 터트렸다.역전 골을 먹자 팰리스는 부랴부랴 캠벨을 투입하며 공격 의사를 내비쳤지만, 오히려 토트넘에게 기회를 더 내줄 뿐이었다. 전진한 팰리스의 뒷공간은 넓어졌고, 두터운 수비의 압박도 약해졌다. 덕분에 종료 직전 샤들리가 쐐기골을 터트리며 완벽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 포체티노 감독은 토트넘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 시킬 수 있을까? (출처: ibtimes)완벽한 전략의 승리였다. 특히 교체해 들어온 샤들리는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냈다. 감독의 교체하나에 팀 전체 공격도 살아나고 부진하던 델레 알리도 살아났을뿐더러 역전승까지 이뤄냈으니 축구에서 감독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 경기를 통해서도 또 한번 느낄 수 있었다.좋은 ‘한 수’로 역전승을 일궈낸 포체티노가 앞으로도 좋은 전략으로 토트넘의 4위를 지켜내고 오랜만에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시킬지 주목해보자.
편집국기자 wowsports08@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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