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1주일에 평균 12잔의 커피를 마신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많아지면서 가격이 4000원 안팎인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사람이 늘고 있다. 주요 커피전문점은 ㎏당 3만~4만원짜리 원두를 쓴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들어가는 원두가 약 10g인 것을 고려하면 제품 값이 10배가량 뛰는 셈이다.
한국의 커피 가격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회사인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톨 사이즈)가 국내에서 4100원에 팔리고 있는데 이는 미국 2400원, 일본 3400원대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최근 소비자시민모임의 가격 비교 자료에서도 조사 대상 주요 13개국 대도시 중 독일(4668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커피전문점들은 높은 커피 가격의 주범으로 ‘임대료’를 지목한다. 프랜차이즈 회사들은 주요 핵심 상권에 입점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임차비용이 높아지고, 이것이 커피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임차료 비용은 2011년 610억원에서 2014년 1204억원으로 9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장 수가 394개에서 721개로 82.9%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해도 상승세는 뚜렷하다. 매장당 평균 임차료 역시 1억5482만원에서 1억6699만원으로 올랐다.

이 때문에 높은 가격에도 커피회사의 수익성은 나빠지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14년 6.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본사가 있는 미주지역(23.4%)은 물론 아시아지역 평균(33%)보다도 낮은 수치다. 회사 관계자는 “매년 임차료 비용이 20%씩 오르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임대료로 부담을 느끼는 것은 커피업계만의 일은 아니다. 부동산 전문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전체 상권의 임대료는 ㎡당 2만9300원으로 전분기 대비 7.15% 올랐다.

임대료 상승이 두드러진 지역은 마포구 연남동이었다. 작년 4분기 연남동 상권의 임대료는 ㎡당 3만200원으로 전분기 2만6800원 대비 12.6% 상승했다. 경의선 기찻길이 공원으로 조성되면서 유동인구가 많아진 탓이다. 2017년 공원이 상암동까지 이어지면 임대료가 더 오를 것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임대료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해당 지역의 물가도 상승하고 있다. 연남동 인근에 거주하는 한 대학생은 “연남동의 커피 값은 대부분 6000~7000원으로 밥 한 끼 가격에 육박한다”며 “높은 가격으로 젊은 층의 발길이 갈수록 뜸해지는 홍대와 강남 상권처럼 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