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와 충청남도 전라남도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바다의 인삼’으로 불리는 해삼 양식 기반 확충에 나서고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중국인들에게 고가의 식재료로 꼽히는 해삼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전국 해삼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경상남도는 해삼을 신성장동력 품종으로 선정, 대량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20일 발표했다. 도는 2025년까지 815억원을 투입해 해삼 양식 기반을 확충하기로 했다. 해삼 종묘 1억마리를 남해안에 뿌려 1000㏊의 해삼어장을 조성한다. 어촌계 등 민간 주도로 수하식과 가두리 등 새로운 양식기법도 개발하기로 했다.

지난해 해삼 종묘 배양장 지원에 주력했던 충청남도는 올해 해삼 종묘 자연산란장 조성에 6억원, 해삼 서식환경 구축에 8억3000만원을 각각 투입한다. 씨뿌림 방식의 해삼 양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충청남도는 대량 양식기반 확충, 건해삼의 중화권 수출 확대, 해삼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을 추진한다.

전라남도는 올해 신규 사업으로 해삼 축제식 양식기법 개발에 나선다. 도비와 시·군비, 어민 자부담 등 5억원의 사업비를 책정했다. 축제식 양식은 간척지 등에 둑을 쌓아 그 안에서 해삼을 기르는 방식이다.

지자체가 해삼 양식기반 확충에 나선 건 중국 시장을 겨냥해서다. 신종우 경상남도 해양수산국장은 “해삼은 중국인들이 특히 선호한다”며 “한·중 FTA가 발효된 이후 중국 수입관세율이 기존 10%에서 해마다 1%씩 감소하게 돼 수출 전망도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경상남도 조사 결과 국내 해삼은 ㎏당 활해삼 9000~1만6000원, 자숙(반건조)해삼 20만~25만원, 건해삼 50만~80만원대 가격이 형성돼 있다. 건해삼 1㎏을 얻으려면 활해삼 20~25㎏을 말려야 한다.

하지만 지자체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15년째 해삼 가공품 개발과 중국 수출을 하고 있는 업체 대표는 “중국 내 건해삼은 500g에 80만원 정도이며, 비싼 건 200만원을 넘는 등 고가의 귀한 식재료인 것은 맞다”며 “문제는 최근 2~3년 사이 새로운 양식기술로 대량 공급이 이뤄져 국내 해삼의 가격 경쟁력이 중국에서 지속할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해삼산업발전 태스크포스(TF)’ 실무를 맡고 있는 김태익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에 비해 국내 해삼 양식 기반이나 기술은 굉장히 취약한 편”이라며 “중국 시장과 국내 해삼 서식환경 등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창원=김해연 기자/지방종합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