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소속 시·도교육감들이 18일 갈등을 빚고 있는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의 해법을 찾기 위해 처음 만났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 부총리는 “시·도교육청의 재정 상황에 대해서는 정부와 시·도교육청 간 인식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생애 출발선에서 균등한 교육과 보육의 기회를 보장한다는 교육적 견지에서 시·도교육감이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교육부는 비공개로 열린 간담회에서 “각 시·도교육청이 재정 여력이 있는 만큼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협의회 회장인 장휘국 광주교육감은 “누리과정 예산을 충당하느라 초·중·고교 교육 전반이 위축되고 있다”며 “그동안 수차례 중앙정부에 교부금 세율 인상 등을 요구했으나 정부가 보여준 자세는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또 “많은 국민이 박근혜 대통령의 무상보육 공약을 기억하고 있다”며 “중앙정부가 누리예산을 책임져야 한다”고 맞섰다.

교육부는 1시간50분간의 간담회에서 “학부모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우선 누리예산을 편성하면 모자란 부분은 나중에 지원하겠다”고 제안했지만 교육감들은 거부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도록 공동 노력하자”고 제안했지만 교육부는 “여야 합의로 이미 확정된 것이라 어렵다”고 못박았다. 양측이 이날 간담회에서 해법을 찾지 못함에 따라 보육대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현재 전국 17개 교육청 가운데 어린이집 예산을 전액 미편성한 곳은 서울, 광주, 강원, 경기, 전북 등 5곳이며 서울과 경기는 유치원 예산까지 편성하지 않았다. 유치원 누리과정은 20일께 각 교육청 등을 거쳐 유치원에 지원금이 내려가는 방식이어서 그때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교사 인건비 지급 등에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

정태웅/임기훈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