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의 1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하이얼은 오래전부터 GE 가전사업부에 눈독을 들였다. 하이얼은 2008년 GE 가전사업부 인수를 타진했다. 양사는 진지하게 논의를 진행했지만, 2010년 결렬됐다.
GE 가전제품은 과거에는 잘나갔지만 최근엔 미국 시장에서 ‘상위 5등’ 내에도 들지 못한다. 1등 월풀이나 삼성전자, LG전자에 비하면 규모가 작다. 2014년 가전 및 조명부문 매출은 약 84억달러였다. 하지만 이 사업부를 인수하면 하이얼은 현재 시장점유율이 1% 수준에 불과한 미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GE는 원래 하이얼에 팔 생각이 아니었다. 스웨덴 가전회사인 일렉트로룩스에 33억달러에 매각하기로 2014년 결정했다. 갑자기 매수자가 바뀐 것은 작년 말 미국 정부가 일렉트로룩스가 GE 가전사업부를 인수하면 가전시장의 공정경쟁을 해친다며 발목을 잡은 탓이다. 거래가 백지화되면서 매물이 다시 시장에 나왔고, 하이얼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다만 처음 예상보다 높아진 가격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렉트로룩스에 33억달러에 팔릴 예정이던 이 사업부는 하이얼이 다른 중국 가전사 메이디(美的)와 경쟁적으로 입찰에 나서면서 몸값이 54억달러까지 치솟았다.
대만 훙하이그룹은 경영 정상화를 추진 중인 일본 전자업체 샤프에 대해 LCD(액정표시장치)사업을 포함해 회사 전체를 7000억엔(약 7조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1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훙하이그룹이 새로 제시한 금액은 기존 5000억엔보다 2000억엔 많다. 지난 14일 기준 샤프 시가총액인 1850억엔의 3배 규모다.
훙하이는 2013년 샤프가 10세대 LCD 공장을 사카이디스플레이(SDP)란 이름으로 분사할 때 SDP 지분 37.6%를 샤프에서 인수해 공동운영해 왔다. 샤프가 보유 중인 37.6%도 넘겨받아, 과반을 보유해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쿄=서정환 특파원/이상은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