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왕서방·중동 만수르, 코스피 탈출 행렬…'안전벨트' 단단히 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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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불안·저유가에 외국인 자금 이탈
1900선 지켰지만 '반등 확신' 없어
거래대금 급감…눈치보기 장세만
1900선 지켰지만 '반등 확신' 없어
거래대금 급감…눈치보기 장세만
거듭되는 해외 증시 불안에도 불구하고 한국 주식시장이 코스피지수 1900 언저리에서 굳건히 버티고 있다. 외형상 지수 1890~1900선에서 일단 ‘저항선’을 구축했다. 하지만 정작 투자자들은 외부 충격에 시장이 계속 버텨줄 것이란 확신을 갖지 못하는 모습이다. 주가 수준이 ‘바닥’이라고 자신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거래 규모도 크게 위축됐다.
◆‘진짜 바닥’ 확인 못했다?
14일 코스피지수는 16.27포인트(0.85%) 하락한 1900.01에 마감했다. 개장 전 전해진 미국 증시 급락 소식과 하락세로 출발한 중국 증시 영향 탓에 장중 코스피지수가 1882.02까지 밀리긴 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줄여 지수 1900선을 지켰다.
중국 증시 불안과 유가 급락의 ‘이중고’로 글로벌 증시가 크게 부진하지만 한국 주식시장은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달 들어 미국 뉴욕증시 다우존스지수가 7.31% 빠지고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9.42% 하락한 반면 코스피지수는 3.13%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이날도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2.68% 급락한 것에 비하면 하락 폭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지표상 ‘성적표’와 달리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시장 분위기는 싸늘하기만 하다. 통상 지수 ‘바닥권’이 확인되면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거래가 늘었지만 최근 들어선 ‘눈치 보기’가 힘을 얻으며 거래가 확연하게 줄어들고 있다. 작년 8월 증시 급락기에 유가증권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5조7973억원에 달했지만 이번주 거래대금은 하루 평균 3조9000억원대에 불과했다. 작년 하반기 평균적으로 5조원 안팎을 꾸준히 유지했던 점을 고려하면 위축세가 두드러진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는 올 1분기 중 해외 증시 움직임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정도라는 등의 내부적 저평가 요인만으로 한국 주식시장을 ‘바닥’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멈출 줄 모르는 외국인 매도세
한국 주식시장의 반등을 낙관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외국인 자금 유출을 막을 뚜렷한 계기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723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작년 11월30일(5382억원 순매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유가급락에 따른 ‘역(逆)오일쇼크’의 충격으로 중동계 자금 유출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계 자금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773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중동계 자금이 한 달 동안 8323억원가량이나 빠져나갔다. 전체 자금유출액(3조1000억원)의 약 27%가 중동계 자금이었고 사우디아라비아계 자금의 유출 규모는 전달(3080억원)의 두 배가 넘었다.
연초 중국 주식시장의 급락을 미리 알았다는 듯이 작년 말 중국 자금도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10월까지 순유입세였던 중국계 자금은 11월 170억원어치 순매도로 돌아섰고 12월엔 5890억원으로 순매도 규모가 커졌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중국 시장 불안이 수그러들어야 한국 시장의 외국인 자금 수급이나 전체적인 지수가 반등의 계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 살얼음판을 걸어가는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동욱/이유정 기자 kimdw@hankyung.com
14일 코스피지수는 16.27포인트(0.85%) 하락한 1900.01에 마감했다. 개장 전 전해진 미국 증시 급락 소식과 하락세로 출발한 중국 증시 영향 탓에 장중 코스피지수가 1882.02까지 밀리긴 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줄여 지수 1900선을 지켰다.
중국 증시 불안과 유가 급락의 ‘이중고’로 글로벌 증시가 크게 부진하지만 한국 주식시장은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달 들어 미국 뉴욕증시 다우존스지수가 7.31% 빠지고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9.42% 하락한 반면 코스피지수는 3.13%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이날도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2.68% 급락한 것에 비하면 하락 폭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지표상 ‘성적표’와 달리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시장 분위기는 싸늘하기만 하다. 통상 지수 ‘바닥권’이 확인되면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거래가 늘었지만 최근 들어선 ‘눈치 보기’가 힘을 얻으며 거래가 확연하게 줄어들고 있다. 작년 8월 증시 급락기에 유가증권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5조7973억원에 달했지만 이번주 거래대금은 하루 평균 3조9000억원대에 불과했다. 작년 하반기 평균적으로 5조원 안팎을 꾸준히 유지했던 점을 고려하면 위축세가 두드러진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는 올 1분기 중 해외 증시 움직임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정도라는 등의 내부적 저평가 요인만으로 한국 주식시장을 ‘바닥’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멈출 줄 모르는 외국인 매도세
한국 주식시장의 반등을 낙관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외국인 자금 유출을 막을 뚜렷한 계기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723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작년 11월30일(5382억원 순매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유가급락에 따른 ‘역(逆)오일쇼크’의 충격으로 중동계 자금 유출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계 자금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773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중동계 자금이 한 달 동안 8323억원가량이나 빠져나갔다. 전체 자금유출액(3조1000억원)의 약 27%가 중동계 자금이었고 사우디아라비아계 자금의 유출 규모는 전달(3080억원)의 두 배가 넘었다.
연초 중국 주식시장의 급락을 미리 알았다는 듯이 작년 말 중국 자금도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10월까지 순유입세였던 중국계 자금은 11월 170억원어치 순매도로 돌아섰고 12월엔 5890억원으로 순매도 규모가 커졌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중국 시장 불안이 수그러들어야 한국 시장의 외국인 자금 수급이나 전체적인 지수가 반등의 계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 살얼음판을 걸어가는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동욱/이유정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