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라질의 여러 도시가 경제난을 이기지 못하고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개최했던 카니발을 잇따라 취소하거나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카니발은 금욕기간인 사순절을 앞두고 매년 2월 닷새간 열리는 브라질 최대 축제다. 브라질 주요 도시에서 열리며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카니발이 가장 유명하다.
FT에 따르면 브라질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인구 300만명의 상파울루주(州) 동부도시 캄피나스는 지역 기업의 경영난으로 세수가 급감해 130만헤알의 축제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며 취소를 결정했다. 캄피나스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겨우 축제를 치렀는데 올해는 사정이 더 어려워졌다”며 “필수 행정서비스가 아니라면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상파울루주 내륙 소도시 포르투 페헤이라시(市)도 30년 역사의 카니발을 취소했다. 시 관계자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12만헤알짜리 신형 구급차를 구입하는 것이 카니발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들 도시뿐만 아니라 마카파, 라브라스두술 등도 카니발을 취소했다. 리우데자네이루는 아직 개최 여부를 확정하지 못했다. 시당국이 카니발을 취소하더라도 자발적인 거리 축제는 열리겠지만 삼바 퍼레이드 규모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브라질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3.7%였다. 올해도 -3% 수준으로 예상된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