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에 들어갈 패널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채택하면 LG디스플레이가 최대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조만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애플 본사를 방문해 제프 윌리엄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만나 구체적인 공급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아이폰8에 LG OLED 공급

애플은 2018년 초 출시할 스마트폰 ‘아이폰8’에 OLED 패널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르면 2017년 하반기 내놓을 ‘아이폰7s’에 OLED 패널을 탑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동안 애플은 아이폰에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만 썼다. 반면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스마트폰에 OLED 패널을 적용했다. 이 때문에 아이폰은 갤럭시에 비해 디스플레이 성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OLED 패널은 LCD에 비해 화질이 좋고 전력 소비도 줄일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아이폰용 OLED 패널 공급 관련 최종 계약서에 사인만 남겨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부회장은 9일 윌리엄스 애플 COO와 만나 이와 관련한 논의를 주고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 애플이 아이폰에 OLED 패널을 적용하는 것은 큰 성장 기회다. 애플 아이폰의 출하량은 연간 2억대에 달한다. OLED 패널은 기존 LCD 패널에 비해 판매 가격도 높다. 애플 아이폰에 OLED 패널을 공급하면 상당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10조원 OLED 투자 빛 보나

이번 계약으로 LG디스플레이가 그간 OLED 생산라인에 쏟아부은 대규모 투자가 빛을 발할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8월에 2017년까지 3년간 10조원 이상을 OLED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작년 11월에는 1조84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OLED 패널 생산공장인 P10 건설을 시작했다. 이 공장에선 대형 및 스마트폰용 플렉시블(휘는) OLED 패널을 생산한다. 작년 7월에는 경북 구미에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짓는 데 1조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현재 세계에서 스마트폰용 OLED를 생산하고 있는 곳은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뿐이다.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의 자회사, 중국 에버디스플레이, 트룰리 등 일부 업체들이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생산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화된 게 없다.

OLED 패널 수요가 확대되면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가장 큰 혜택을 본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애플과 아이폰용 OLED 패널 공급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애플에 LCD 패널을 꾸준히 공급해온 LG디스플레이가 가장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아이폰에 OLED 패널을 채용하기 시작하면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OLED 투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시장은 2014년 106억6000만달러에서 올해 118억8000만달러, 2018년 133억7000만달러, 2020년 15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