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유방암 수술에 3D프린터 사용"

세계 첫 모형제작 맞춤 수술
정확도 높이고 재발률 낮춰

3D(3차원) 프린터를 활용해 유방암 부분절제의 정확도를 높이는 수술법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이전에는 암이 생긴 부분을 표시하기 위해 수술 전 마취 없이 유방에 여러 개의 침을 꽂았다. 새 수술법을 활용하면 이 과정이 사라져 환자 불편도 줄어든다.

서울아산병원 안세현·고범석 유방내분비외과 교수와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팀이 3D 프린터로 환자에게 맞는 유방암 수술 모형을 제작해 수술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5일 발표했다. 이 수술법은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의료용 가이드(안내기구)로 승인받았다. 이후 2명의 환자가 이를 활용한 수술을 받았다.

과거에는 유방암에 걸리면 암이 있는 유방 전체를 잘라내는 수술을 주로 했다. 최근에는 유방 조직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암 조직만 부분적으로 잘라내는 수술을 많이 한다. 이때 숨어 있는 암 조직이 보이지 않아 암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

교수팀은 3D 프린터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유방의 모양 및 종양의 위치를 확인해 3D 프린터로 환자 유방과 같은 모형을 제작했다. 마취한 환자의 유방에 이를 씌워 특수 잉크로 수술 부위를 표시한 뒤 수술했다. 3D 프린터 기술을 유방암 수술 가이드로 활용한 것은 세계 처음이라는 게 교수팀의 설명이다.

고 교수는 “3D 유방 가이드를 활용하면 유방을 최대한 보존하고 재수술률과 재발률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