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미국의 '원조 블프' 흥행성공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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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28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저지주 시코커스시에 있는 가전판매점 베스트바이의 매장은 깨끗이 정돈돼 있었다. 이틀 전 추수감사절 세일에 들어가기 직전 매장 통로 양쪽에 쌓여 있던 대형 TV는 32인치 제품만 몇 개 남았을 뿐 모두 팔렸다.
매장 직원에게 “50인치가 넘는 대형 TV는 재고가 없느냐”고 묻자 “세일을 시작한 지 두 시간도 안돼 준비된 200여대가 모두 판매됐다”고 말했다. 근처 월마트와 타깃 등 대형 유통매장에도 대폭 할인된 품목들이 전시돼 있던 진열대는 텅 비어 있었다. 사전 세일과 온라인 판매 증가 등으로 매장의 줄서기 경쟁은 줄었다지만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한국과 중국 등의 직접구매(직구)족을 끌어들이며 글로벌 이벤트로 진화했다.
‘글로벌 쇼핑 축제’의 원조격인 블랙프라이데이가 매년 대박을 내는 비결은 뭘까. 전문가들은 유통·제조업체들의 치밀한 사전 준비와 소비자 기대를 뛰어넘는 파격적인 조건, 연중 소비심리가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 선택 등 세 가지를 꼽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베스트바이와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전략상품으로 대형 UHD TV를 정하고, 유통채널별로 배정 물량까지 확정한 게 지난여름”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도 “미국의 연간 TV시장 규모가 3500만대”라며 “이 중 20%가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기간에 팔리기 때문에 치밀한 마케팅 계획을 수립해야 연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 제조·유통업체들의 원가와 품질, 마케팅 경쟁력은 이 기간 중 소비자들로부터 철저한 심판을 받는다. ‘미끼 상품’으로 광고만 요란하게 하거나 재고떨이에 나섰다가는 당장 소비자들의 지탄과 외면을 받는다.
한국도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처럼 업체와 소비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쇼핑 축제를 마련할 수 있을까. 현지 한 기업 관계자는 “업권별 보호막 때문에 물건값이 비싸지고 복잡한 유통구조 때문에 면세점이 특혜 산업으로 간주되는 후진적 유통구조에선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다간 갈수록 해외 직구족만 늘어날 것”이란 지적이 귓가를 맴돌았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매장 직원에게 “50인치가 넘는 대형 TV는 재고가 없느냐”고 묻자 “세일을 시작한 지 두 시간도 안돼 준비된 200여대가 모두 판매됐다”고 말했다. 근처 월마트와 타깃 등 대형 유통매장에도 대폭 할인된 품목들이 전시돼 있던 진열대는 텅 비어 있었다. 사전 세일과 온라인 판매 증가 등으로 매장의 줄서기 경쟁은 줄었다지만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한국과 중국 등의 직접구매(직구)족을 끌어들이며 글로벌 이벤트로 진화했다.
‘글로벌 쇼핑 축제’의 원조격인 블랙프라이데이가 매년 대박을 내는 비결은 뭘까. 전문가들은 유통·제조업체들의 치밀한 사전 준비와 소비자 기대를 뛰어넘는 파격적인 조건, 연중 소비심리가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 선택 등 세 가지를 꼽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베스트바이와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전략상품으로 대형 UHD TV를 정하고, 유통채널별로 배정 물량까지 확정한 게 지난여름”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도 “미국의 연간 TV시장 규모가 3500만대”라며 “이 중 20%가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기간에 팔리기 때문에 치밀한 마케팅 계획을 수립해야 연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 제조·유통업체들의 원가와 품질, 마케팅 경쟁력은 이 기간 중 소비자들로부터 철저한 심판을 받는다. ‘미끼 상품’으로 광고만 요란하게 하거나 재고떨이에 나섰다가는 당장 소비자들의 지탄과 외면을 받는다.
한국도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처럼 업체와 소비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쇼핑 축제를 마련할 수 있을까. 현지 한 기업 관계자는 “업권별 보호막 때문에 물건값이 비싸지고 복잡한 유통구조 때문에 면세점이 특혜 산업으로 간주되는 후진적 유통구조에선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다간 갈수록 해외 직구족만 늘어날 것”이란 지적이 귓가를 맴돌았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