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물건을 살 수 있는 모바일 결제 시대가 열렸다. 이인종 삼성전자 부사장(사진)은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모바일 프런티어 컨퍼런스 2015’ 기조연설에서 “모바일 결제 기술이 빅데이터와 만나면서 금융, 커머스뿐 아니라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등을 융합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부사장은 이날 열린 ‘제15회 모바일기술대상’ 시상식에서 ‘삼성페이’ 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상을 받았다. 이날 행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공동 주관했다.

◆생활 플랫폼으로 확장

삼성페이는 국내에 출시한 지 두 달 만인 지난달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긁는 방식’의 기존 신용카드 마그네틱보안전송(MST) 솔루션을 적용해 대다수 오프라인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 부사장은 정보 유출 우려를 불식한 것도 삼성페이의 핵심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삼성페이는 결제 때 암호화한 가상카드번호를 사용하는 데다 다른 앱(응용프로그램)과는 저장공간까지 분리하는 ‘녹스’ 보안 솔루션을 결합해 정보 유출 우려를 이중으로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5일 열린 ‘제15회 모바일기술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페이’를 개발한 이인종 삼성전자 부사장(앞줄 왼쪽 네번째)이 대통령상을, ‘LTE무전기’ 서비스를 개발한 김선태 LG유플러스 부사장(다섯 번째)이 국무총리상을 각각 받았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5일 열린 ‘제15회 모바일기술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페이’를 개발한 이인종 삼성전자 부사장(앞줄 왼쪽 네번째)이 대통령상을, ‘LTE무전기’ 서비스를 개발한 김선태 LG유플러스 부사장(다섯 번째)이 국무총리상을 각각 받았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온·오프라인 상거래에서 출발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교통, 개인 간 송금은 물론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의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다음 버전에 결제 시 가맹점의 멤버십 포인트를 자동으로 적립해주고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넣으려는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 서비스 확대라는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모바일 결제가 확산되면서 스마트폰이 주민등록증보다 신뢰도가 높은 인증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본인 인증이 중요한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도 모바일 결제가 중심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개인의 위치, 생활방식 등을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안하는 등 생활형 플랫폼으로도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알고리즘 비즈니스 시대

최윤석 가트너코리아 상무는 디지털 기기들이 경계를 허물고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는 의미의 ‘디지털 메시(digital mesh)’와 알고리즘 비즈니스를 가능케 하는 ‘스마트 머신’ 등을 내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핵심 트렌드로 꼽았다. 최 상무는 “사용자가 집에 있든, 이동하든 연속된 경험을 제공하는 메시 환경으로 바뀔 것”이라며 “빅데이터를 이용해 단순히 정보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활용해 어떤 의사결정을 할지 알고리즘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새로운 트렌드”라고 진단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