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시장 '예술섬' 계획 백지화 후 3년만에 추진
노들섬은 오세훈 서울시장 재직 시절 한강예술섬(오페라하우스)으로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박원순 시장 취임 후인 2012년 계획이 백지화되며 텃밭으로 임시 활용되고 있다.
서울시는 시민 공모로 노들섬 운영방안을 수립하고 음악·문화 관련 시설 등을 단계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라고 24일 발표했다. 시는 시민 공모를 거친 최종 당선작으로 8개 조직·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는 어반트랜스포머팀의 ‘밴드 오브 노들(BAND of NODEUL·사진)’을 선정했다.
밴드 오브 노들은 음악·문화 콘텐츠를 선보일 전체 면적 9725㎡의 건축물과 노들숲, 노들마당 등 옥외시설 3만6000㎡로 구성된다. 건축물은 실내공연장, 음악도서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 지원시설, 콘텐츠 생산시설, 숙박시설(아트호텔), 상업시설로 꾸며진다. 시는 내년 하반기까지 설계를 마치고 2017년 착공해 2018년 노들섬 조성을 끝낼 계획이다. 사업비는 490억원가량이다. 시설 운영권은 어반트랜스포머팀이 갖는다.
노들섬의 노들이라는 명칭은 ‘백로가 노닐던 징검돌’이라는 뜻이다. 한강대교(옛 인도교)가 건설된 1917년 당시 다리의 중앙에 있던 모래언덕에 둑을 쌓으면서 중지도(中之島)라는 이름이 붙었다. 1900년 용산과 노량진을 잇는 한강철교가 한강에 개통되기는 했지만 사람과 차가 오갈 수 있는 다리는 한강대교가 처음이었다. 1995년 노들섬으로 개칭했다.
노들섬은 2000년대 중반까지 테니스장과 운동시설로 활용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2005년 서울시는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벤치마킹한 대규모 공연시설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듬해인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오 전 시장은 노들섬에 6735억원을 투자해 2016년까지 오페라하우스, 콘서트홀, 야외음악공원 등을 짓는 한강 예술섬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오 전 시장의 핵심 정책인 ‘한강 르네상스사업’의 일환이었다.
당시 시는 274억원을 들여 노들섬 부지를 매입했다. 그러나 국제 설계 공모전 당선자가 계약을 파기하면서 재공모 과정을 거치고 시의회에서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등 6년여간 표류했다. 2011년 10월 보궐선거에서 박 시장이 당선된 뒤 한강 예술섬 조성 계획은 결국 백지화됐다. 대신 배추와 무를 심는 텃밭으로 임시 활용했다.
시는 노들섬 운영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함께 추진하는 여의도~이촌 한강자원화 계획과 연계해 여의도 선착장과 노들섬을 수상으로 연결하고, 주변 한강공원에 보행육교를 새로 설치할 계획이다.
진희선 도시재생본부장은 “총사업비는 490억원 정도로 과거 6000억원에 달한 한강예술섬 사업과 비교했을 때 훨씬 줄어들어 과도한 재정 부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