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학로와 가까이 있는 한성대입구역(지하철 4호선) 인근에 소극장 20여개가 들어가는 공영 연극지원센터가 건립된다. 2017년 이전 예정인 안국동 풍문여고 부지에는 공예품 전시·판매시설 공방 등을 갖춘 공예문화지원센터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비싸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문화예술인·소상공인이 해당 지역에서 집단적으로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을 막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이 대책은 대학로, 인사동, 신촌·홍대·합정, 해방촌, 북촌 등 상권이 활성화된 서울 시내 9개 지역에 적용한다.

시는 우선 기존 상권 안에서 문화예술인들이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활동할 수 있는 공영 지원센터를 늘릴 예정이다. 시의 재정을 투입해 문화예술인들이 해당 지역을 벗어나지 않고 계속해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늘리는 것이다. 대학로와 인접한 한성대입구역 인근 동소문동1가 1의 4 일대(대지면적 2760㎡)에는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의 공영 연극지원센터를 만든다.

이곳에 소극장 20여개(2000여석 규모)가 들어선 공연시설을 2018년께 준공한 뒤 저렴하게 극단에 임대한다. 대학로 내 연극 공연장 중 한 곳을 서울시가 매입해 내년부터 저렴하게 연극인들에게 임대해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북촌 인사동 등 공예문화 중심지와 인접한 풍문여고 부지에는 공예문화지원센터를 건립한다. 풍문여고 이전을 끝낸 뒤 개·보수 공사를 거쳐 2018년 9월 개관하는 것이 목표다.

센터 안에는 공예체험관과 교육장, 공예 전시·판매시설, 공예작가들의 거주시설 등을 만든다.

신촌·홍대·합정 지역에선 건물주에게 노후 상가의 개·보수 비용을 최대 3000만원까지 지원해 주는 대신 일정 기간 임대료를 올리지 않고 임대 기간도 보장하는 방식의 ‘장기안심상가’ 제도를 내년 초부터 시행한다.

서울시는 이외에도 △건물주, 임차인, 지방자치단체 간 상생협약 체결 △상권별 법률자문단 운영 △상가 매입을 지원하는 저리 융자상품 출시 등의 대책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 젠트리피케이션

gentrification. 상권 활성화와 주거 환경 개선 등으로 인해 비싸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문화예술인과 소상공인, 서민층 등 기존 임차인이 해당 지역에서 집단적으로 밀려나는 사회 현상을 뜻한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