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동시다발 테러와 관련 벨기에가 `유럽 내 이슬람 극단주의자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이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테러 직후 벨기에 경찰은 브뤼셀 서부 몰렌베이크에서 관련 용의자 3명을 체포했으며, 이 중 2명이 벨기에 국적자로 드러났다.



테러 현장 부근에서 범인들이 버리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2대는 벨기에 번호판을 달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역대 테러 벨기에와의 연관성 높아



그동안 유럽에서 일어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가 벨기에와 관련 있었으며, 범행 연루자 가운데벨기에 국적자가 많았다.



이번 사건 이전에도 올해에만 지난 1월의 파리 연쇄테러, 8월 프랑스 열차 테러가 벨기에와 관련 있었다.



국제급진주의연구센터(ICSR) 따르면, 벨기에의 인구 대비 지하드(이슬람 성전) 참전 비율이 유럽에서 가장 높다.



인구 1백만명당 40명으로 프랑스의 2배, 영국의 4배다.



또 벨기에의 무슬림 인구(총_64만명) 1,260명당 1명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지하드에 참전 중이다.



벨기에의 지하디즘 전문가인 페터 판 오스타엔은 "지난달 현재 벨기에 국적자 190명이 지하드를 위해 시리아에 머물고 있고 주로 이슬람국가(IS) 측에 가담해 있는데 이 중 여성이 47명"이라고 밝혔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지하드에 참전한 벨기에 국적자 중 128명이 귀국해 있는 것으로 벨기에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대부분 아랍 등 무슬림 국가 출신 외국인 이민자 가정의 2~3세대 청년들이다.



◇ 영국과도 가까운 교통중심지



"벨기에는 조직절도단에는 낙원이자 서유럽의 쇼핑센터다."



지난 2012년 벨기에 경찰청의 절도 수사 책임자 에디 드 레트는 벨기에는 도로망이 유럽 각국으로 사통팔달로 뚫려 있는 교통의 요충지여서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프랑스의 칼레나 벨기에 북부 항구도시들은 난민들이 영국으로 밀항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연방검찰청의 에릭 비숍 조직범죄 담당자는 유럽연합(EU)이 동구권 등으로 확대된 이후에 특히 벨기에에서 절도 범죄가 급증하는 상황을 설명하며 "유럽의 중간에 위치한 것이 치안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합법적 불법적 난민들뿐 아니라 테러리스트들에게도 이동과 은신에 좋은 조건이다.



몰렌베이크나 안더레흐트처럼 동구권과 이슬람권 국가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몰려 사는 브뤼셀 시 인근 소도시들은 `잠재적 테러리스트 양성소`가 될 토양을 지니고 있다.



특히 실업률이 30% 안팎에 달하는 몰렌베이크엔 범죄가 잦아 외지인이나 외국인 관광객은 낮에도 이곳 통행을 꺼려야 할 정도다.



유럽에선 보기 드물게 자동소총을 이용한 강도 등 무장 강력범죄가 빈번하다.



시장엔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각종 도난품이 나오고, 불법 무기 거래도 공공연할 정도다.



현실에 절망하고 불만을 품은 이 지역 이슬람권 이민자 2~3세 젊은이들이 이슬람극단주의에 경도될 가능성이 높으며 실제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 등은 이 틈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는 것이 벨기에 치안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작지만 인구사회구조 복잡한 나라



파리 테러가 일어나기 사흘 전 얀 잠봉 벨기에 내무장관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과의 인터뷰에서 벨기에가 특히 테러 대응에 취약한 이유를 4가지로 설명했다.



플랑드르 지역 분리독립을 추구하는 민족주의 정당 새플랑드르연대(NVA) 소속인 잠봉 장관은 우선 인구 1,050만명에 불과한 벨기에의 정부구조가 너무 복잡해 경찰과 첩보기관 간 정보교류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들었다.



예컨대 브뤼셀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특별지역의 경우 6개 경찰서가 치안을 맡고, 특별지역에 속하는 19개시의 시장 19명의 소속 정당과 언어권이 달라 협업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 벨기에 무슬림 사회가 이질적 집단들로 구성돼 중심이 없고 파편화돼 있어 무슬림사회 지도자들과 협업에 난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잠봉 장관은 "테러 용의자나 시리아로 여행하려는 벨기에 국적자 대부분이 이민 3세대나 4세대인데다 해독이 어려운 플레이스테인션4를 이용해 통신하고 있어 합법적으로 여권과 신분증을 압수하거나 사전 움직임을 감지하기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브뤼셀 브리예대학(VUB) 정치학과 데이브 신나르뎃 교수도 인터넷 매체 헤트 라츠테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자체-중앙정부 간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는건 사실이라고 동의했다.



신나르뎃 교수는 그러나 "벨기에 지하디스트 문제를 하나의 이유로 설명하기엔 상황이 매우 복잡하다"며 "많은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진실을 상황에 투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른 전문가들도 "유럽 내 지하드 문제는 단순히 치안활동 강화 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벨기에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민자들일수록 고실업과 경제난에 시달리는 상황을 완화해주고 사회문화적 통합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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