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어 부동산가격이 하락하는 지방이 늘어나고 있다. 수도권에 앞서 2010년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회복세를 보였지만 충청권을 시작으로 상승 대열에서 이탈하는 곳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45% 올랐다. 하지만 충남과 경북, 전남 등에선 이사철인 10월에 아파트 매매가격이 떨어진 지역이 속출했다.

지난달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한 기초자치단체는 모두 19곳이었다. 계룡(-0.43%) 홍성(-0.21%) 천안(-0.2%) 논산(-0.14%) 등 충남지역 도시들이 하락률 상위권에 대거 올랐다. 계룡시 등 세종시 주변 도시에서는 인구가 세종시로 빠져나가는 것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경북 구미시(-0.24%)와 칠곡군(-0.21%), 경남 거제시(-0.08%)의 하락폭도 큰 편이었다. 특히 거제시는 지난 3월부터 8개월 연속 아파트 값이 떨어져 하락폭이 0.79%에 달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3년 722가구에 불과했던 거제시의 아파트 분양 물량은 지난해 4377가구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모두 6851가구가 분양됐거나 분양될 예정이다.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한 지역에서는 전셋값도 맥을 추지 못했다. 계룡시의 지난달 아파트 전세가격은 0.73% 하락했다. 지난 3월부터 8개월 연속으로 떨어졌다. 9월에는 하락폭이 1.09%에 달했다. 칠곡군(-0.29%) 논산시(-0.16%) 충주시(-0.08%) 구미시(-0.08%)에서도 전셋값이 하락했다. 김세기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몇 년 전 분양이 많았던 도시들이 입주 시기를 맞아 약세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 등 가수요자가 많이 몰렸다는 지적을 받는 대구 부산 등 영남권 광역시는 여전히 강세다. 지난달 대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78%, 부산 매매가격은 0.53% 올랐다. 울산(0.44%)의 상승폭도 높았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지표상으로는 여전히 활황이지만 실제 현장에선 매물이 쌓이고 있다”며 “분양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하는 내년이 되면 가수요자들이 대거 빠져 나가면서 침체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