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9일 오후 4시32분

채권금리가 9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채권가격 하락)했다. 다음달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우려한 기관투자가들이 매물을 쏟아낸 결과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1.803%로 전날보다 0.07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7월13일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루 상승폭으로는 2월10일(0.079%포인트 상승) 후 최대다.

한 채권 중개인은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국채선물을 매도하면서 금리 상승을 주도했다”며 “경기 부진에 따른 금리 하락 가능성을 높게 봤던 일부 증권사는 손절매물을 쏟아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이날 국채선물 1만1415계약(채권 액면금액 기준 1조1415억원어치)을 순매도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9월30일 사상 최저인 연 1.568%까지 떨어진 뒤 오름세로 돌아섰다.

경기 전망이 좋을수록 오르는 만기 5년 이상 장기물의 금리 상승폭은 더욱 가팔랐다. 5년물 금리는 이날 0.093%포인트 오른 연 2.009%로 마감해 8월7일 이후 처음으로 연 2% 선을 넘어섰다.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올해 하락세가 컸던 10년물 금리도 연 2.306%로 0.098%포인트 올랐다.

공동락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 금리 상승은 오버슈팅(과도한 상승)”이라며 “국내 여건을 감안할 때 금리가 미국과 같이 오르긴 어렵다”고 말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주말 발표한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0.09%포인트 오른 연 2.32%를 나타냈다.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일부 회사채 매물도 싼값에 거래됐다. 이날 한 기관투자가는 해태제과식품 회사채(신용등급 A-) 100억원어치를 액면 1만원당 1만194원(수익률 기준 연 2.40%)에 매도했다. 직전 거래인 지난달 2일 1만288원(연 2.22%)에 비해 0.9% 싼 가격이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