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별세한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의 부친인 유수호 전 국회의원 빈소에 정치권의 애도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9일 현재까지 조화를 보내지 않고 청와대에서 별도의 조문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2012년 유 의원이 장모상을 당했을 때는 박 대통령이 직접 빈소를 찾아 대선을 위한 선거대책위원회에 들어올 것을 요청했던 것과 대비된다.

청와대는 유 의원 측이 조화나 부의금을 정중히 사양한다는 뜻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빈소에 조화 100여개가 늘어서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지난 6월 국회법 개정 과정에서 갈등을 겪은 앙금이 남아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대구·경북(TK) 현역의원 물갈이설’과 연관이 있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유 의원을 정계로 입문시킨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이날 빈소를 찾아 박 대통령이 유 의원에게 ‘배신의 정치’라고 비판한 데 대해 “깜짝 놀랐고 가슴이 아팠다”며 “박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유 의원 같은 능력 있고 소신 있는 정치인을 내칠 게 아니라 보듬고 끌어안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