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인적이 드문 심야의 한 주택가.

한 60대 남성이 본인 키만 한 담벼락 위로 오르더니 장대로 감나무를 두드려 감을 따기 시작했다.

양손 가득 훔친 감을 들고 현장을 빠져나가려던 이 남성은 잠시 후 경찰관들과 맞닥뜨렸다.

아무도 자신을 봤을 거라곤 생각지 못했지만, 인근에 설치된 CCTV를 통해 관제센터 요원이 이 남성의 범행을 고스란히 지켜보고 있었던 것.

지난 8월 21일 밤에도 청소년 4명이 도로에 주차된 차량 문 손잡이를 일일이 잡아당기는 모습이 관제센터 모니터 요원 눈에 들어왔다.

이들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던 요원은 이들의 인상착의와 이동 경로를 담당 파출소에 무전으로 전파했다.

신속히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은 청소년들이 문이 잠기지 않은 차량에서 현금 1만5천원을 훔친 사실을 확인해 붙잡았다.

7일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기도 내에 설치된 방범용 CCTV는 올해 9월 기준 모두 4만1천870대.

관제센터 요원이 CCTV 모니터를 지켜보다가 범행 현장을 목격, 실시간 검거로 이어진 건수는 지난해 635건, 올해 9월 기준 473건이다.

각 관제센터에는 모니터 요원 외에 경찰관이 상주해 있어 사건이나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24시간 언제든 신속한 전파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CCTV 녹화 영상도 경찰 수사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단서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경찰이 지난해 CCTV 관제센터에 영상정보 제공 협조를 요청한 건수는 지난해 4만5천72건이며, 올해만 해도 4만4천112건(9월 기준)에 이른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지자체나 경찰 쪽으로 동네에 CCTV를 설치해달라는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방범 목적의 중요성이 커진 것"이라며 "CCTV가 단순히 설치된 게 아니라 '나의 범죄 행위를 누군가 보고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인지한다면 계획범죄가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