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박진의 '종로 토박이론'보다 새누리 총선 승리가 더 중요"
오세훈 전 서울시장(사진)은 6일 “종로는 정말 (새누리당이 선거에서 이기기) 쉬운 곳이 아니다”며 “(종로에) 연고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질 게 아니라 새누리당이 승리할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제2회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 강연을 한 뒤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3일 내년 총선 당내 공천 경쟁자인 박진 전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 최종 담판이 결렬된 것과 관련, “어차피 그날 만남은 긴 시간을 필요로 한 것이 아니었다”며 “서로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고 마지막으로 의견을 확인하기 위해 만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오 전 시장은 박 전 의원에 대해 “경쟁적 협조관계”라고 했다. 그는 “박 전 의원이 종로 현역의원인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면 (출마 결심을) 다시 생각해볼 여지도 있다”며 “그러나 누가 봐도 박 전 의원이 확실히 승리할 것 같다고 할 수 있기 전까지는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종로에서 박 전 의원으로는 정 의원을 이길 수 없다’고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았다. 새누리당이 지난 총선, 대선, 지방선거 등 굵직한 선거에서 계속 패배한 지역이라는 점을 들어 간접적으로 대중 인지도 등의 강점을 가진 자신이 박 전 의원보다 더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2012년 대선 당시 종로 지역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48.18%, 문재인 새정치연합 후보는 51.42%를 득표했다.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도 종로구청장 자리를 새정치연합에 내줬다.

오 전 시장은 박 전 의원에 대해 “올해 초만 해도 더 이상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여러 곳에서 한 것으로 안다”며 “예기치 않게 정치를 재개하기로 마음이 바뀌신 것 같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어 “종로는 새누리당에 중요한 총선 전략 지역이고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이 커 망설임 없이 종로를 선택했다”며 “새누리당의 수도권 승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약력

-1961년 서울 출생
-서울 대일고, 고려대 법대 졸업, 고려대 법학박사
-제16대 국회의원(서울 강남을, 한나라당), 법무법인 지성 대표변호사, 서울시장, 한국국제협력단(KOICA) 페루·르완다 자문단 파견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