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6세대 아반떼 모델을 내놓았다. 아반떼는 현대차는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다. 한국산 자동차 중 처음으로 누적 판매 1000만 대를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93만 대를 팔아 치우며 세계에서 셋째로 많이 팔린 자동차로 기록됐다. 또 다른 베스트셀링 카인 쏘나타와 함께 아반떼가 없었다면 현대차가 글로벌 톱 5 자동차 기업이라는 영광을 얻는 데는 좀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새로운 6세대 아반떼의 슬로건은 ‘슈퍼 노멀(Super Normal)’이다. 엔트리 카(생애 처음으로 사는 차)로 적합할 만큼의 대중성에 새로운 특별함을 더하겠다는 야심이 읽힌다. 결론부터 말하면 ‘작전 성공’이다. 중앙 하단 범퍼를 없애며 극대화된 헥사고날(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일부에서 ‘곤충 같다’는 혹평까지 들었던 5세대 모델의 부족함을 채우는 데 확실히 성공했다.
2.0 엔진에 필적할 주행 성능

내 부도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준준형차라고는 느끼기 힘들 정도의 고급스러움이 더해졌다. 최고급 질감까지는 아니더라도 플라스틱과 우드 톤, 메탈 톤을 적절히 사용했다. 비대칭 구조를 이용해 철저하게 운전자에 맞춘 센터패시아 배치도 인상적이다. 다만 디테일은 조금 아쉽다. 암레스트 겸용으로 쓰이는 콘솔박스를 열어보면 재질감에 실망할 수도 있다.

본격적인 시승은 1.6 VGT 디젤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이 조합된 최고급 프리미엄 트림으로 진행됐다. 먼저 주행 성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1.6 디젤엔진의 최고 출력은 136마력, 최대 토크는 30.6kg·m. 이 정도면 글로벌 모델 중 경쟁 차종인 폭스바겐 골프를 포함해 웬만한 2.0 디젤엔진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정지 상태에서 순간 가속은 무난한 편이지만 웬만큼 속도가 붙은 이후 가속은 페달을 밟는 즉시 반응했다.

승차감도 묵직한 맛이 더해졌다. 기존에 18%에 불과했던 초고장력 강판을 6세대에서 51%로 확대 적용했고 차체 크기도 전체적으로 커져 무게중심이 안정적이다. 웬만한 턱이나 요철에서도 이전 모델의 가벼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더욱 인상적인 부분은 코너링이다. 쏠림 현상을 중형차 이상으로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소형차나 준중형이 피할 수 없었던 풍절음 등의 소음 문제도 확실하게 해결했다.

편의 사양도 동급에선 보기 힘든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 스마트키를 지닌 채 차량 뒤에 3초 정도 서 있으면 자동으로 열리는 스마트 트렁크 등이 처음 탑재됐다. 판매 가격은 가솔린 1.6이 1531만~2125만 원, 디젤 1.6이 1782만~2371만 원이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