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에 허리 휘는 지자체…작년 2조 늘어 3년째 100조
지난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부채가 1년 만에 2조원가량 늘었다. 지방공기업 부채를 포함한 전체 지방 통합부채는 3년째 100조원을 넘어섰다.

행정자치부가 2일 지방재정정보공개 웹사이트 재정고에 공개한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지자체 부채는 1년 전보다 1조9960억원 늘어난 49조8084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지자체 채무는 28조5886억원에서 28조16억원으로 6000억원가량 감소했지만 부채는 오히려 큰 폭으로 늘어났다.

채무(債務)는 지자체가 금융시장에서 조달한 지방채처럼 상환 기간이 정해져 있고 이자가 발생하는 빚이다. 부채(負債)는 직원에게 줄 퇴직수당이나 임대보증금, 민간 사업자에게 줘야 할 운영수입 등을 뜻한다. 당장 지급하지는 않아도 되지만 지자체가 향후 지급해야 하는 빚이라는 것이 행자부의 설명이다.

소속 기초자치단체를 포함한 시·도별 부채는 경기도가 9조338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시(6조5808억원), 인천시(5조265억원) 등 수도권 지자체의 빚이 많았다. 실제 부채 위험도를 나타내는 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인천시가 9.19%로 가장 높았다. 전국 평균(4.60%)의 두 배에 이른다. 지난해 열린 인천아시안게임을 위한 경기장 건설 과정에서 지방채 발행을 남발하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이 행자부 분석이다.

세종시(7.12%), 광주시(6.59%), 대구시(6.27%) 등도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강원도(3.45%)와 서울시(3.65%), 전라남도(3.73%) 등은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지자체 소속 지방공기업 부채는 1년 전보다 1조4000억원가량 줄어든 50조814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지자체와 지방공기업 부채를 합친 전체 지방 통합부채 규모는 100조6233억원에 이른다. 2012년 100조1740억원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이후 3년째 부채가 100조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재정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지자체는 지난해 대형행사·축제(광역 5억원 이상, 기초 3억원 이상) 361건에 3289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대형행사·축제 수는 경상북도가 52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강원도(47건), 경기도(42건), 경상남도(41건), 전라남도(33건) 순이었다. 예산이 가장 많이 투입된 행사는 충청북도의 오송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로 110억원이 넘게 들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