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노동당 대회를 36년 만인 내년 5월 열기로 했다. 김정은이 체제 유지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새로운 경제정책을 내놓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0일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 위업 수행을 위한 세기적인 변혁이 일어나고 있는 우리 당의 요구를 반영해 노동당 제7차 대회를 (2016년) 5월 초에 소집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노동당 대회는 북한에서 최고 수준의 의사 결정을 내리는 무대다. 지난 여섯 차례의 당 대회 때마다 북한은 굵직한 경제정책을 발표해왔다. 1956년 3차 대회에선 ‘신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1961년 4차 대회에선 ‘인민경제발전 7개년 계획’이 제시됐다. 1980년 6차 대회에선 ‘사회주의 건설 10대 전망 목표’가 발표됐고, 김정일 후계 구도가 확립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기존 ‘핵·경제 병진노선’을 넘어서는 새로운 경제정책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김정은이 36년 만에 당 대회 개최를 결정한 배경에는 집권 4년차를 맞아 권력 공고화에 성공했다는 판단과 함께 경제분야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는 자신감이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겪는 등 경제정책에 실패하면서 한 차례도 당 대회를 열지 않았다.

당 대회는 김정은에게 김일성 김정일의 ‘유훈 통치’를 뛰어넘어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는 정치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국방위를 당보다 우선순위에 놓았던 이전 정치체제를 다시 ‘노동당 중심’으로 되돌리려는 조직 개편을 할 가능성과 주요 직위에서 신구(新舊) 세대교체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