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일본 경제와 기업에 대한 분석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통 모시기’에 나섰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이달 초 일본 분석 업무를 담당할 김보근 애널리스트를 영입했다.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한 김 애널리스트는 일본 다이와증권과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등에서 일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에서 생산되는 경제·산업 자료 중 상당수가 일본어로만 돼 있어 일본어에 능숙하고 현지 시장을 정확히 읽을 수 있는 인력을 보강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달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리서치센터 안에 일본 팀을 신설했다. 일본 히토쓰바시대 상학부를 졸업한 뒤 일본 운송업체 야마토운수, 유진투자증권 등을 거친 권재형 애널리스트와 고려대 일어일문학과를 나와 삼성증권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양지은 애널리스트 등 3명을 선발해 일본 팀에 배치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별도 인력을 선발하는 대신 업무 제휴를 맺고 있는 일본 아이자와증권을 통해 현지 시장 분석을 하고 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이자와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 등을 국내로 초청해 세미나를 열고 일본 상장사 및 거시경제 자료를 공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지난 8월 미디어·엔터 종목을 담당하던 정희석 애널리스트에게 일본 시장 분석을 맡기며 업무를 재조정했다.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현대증권, KB투자증권 등의 리서치센터도 올 들어 줄줄이 일본 기업을 둘러본 뒤 일본 탐방 리포트를 내놨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 이후 주가가 크게 오른 현지 기업을 집중적으로 방문해 국내 증시에 대한 시사점을 분석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전문가를 수혈하는 등 일본 분석 업무를 강화하고 나선 것은 최근 증권사에 불고 있는 ‘일본 배우기’ 열풍에서 비롯했다. 국내 시장이 저성장·고령화 현상을 겪고 있는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증권사들도 일본 시장 흐름 분석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