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축구대표팀이 29일 칠레 라 세레나에서 열린 FIFA U-17 월드컵 16강 벨기에와의 맞대결에서 0-2로 패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경기력 차이가 크지 않은 팀이 맞붙었을 때 기회를 확실하게 잡지 못하면 어떤 결과를 받아들어야 하는가를 절실히 깨달은 날이었다. 어린 선수들이기 때문에 이 패배의 아픔은 더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는다.







최진철 감독이 이끌고 있는 17세 이하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29일 오전 8시 칠레 라 세레나에서 열린 FIFA(국제축구연맹) U-17 월드컵 16강 벨기에와의 맞대결에서 전후반 각각 한 골씩 내주며 0-2로 패했다.







조별리그에서 브라질과 기니를 연파하며 16강에 올라 돌풍의 팀으로 주목받은 우리 선수들이었지만 토너먼트의 압박감은 쉽게 떨쳐내지 못했다. 결정적인 공격의 기회를 잡고도 패스를 정교하게 해내지 못했기에 유리한 조건에서 경기를 펼치지 못했던 것이다.







어쩌면 이 경기는 시작 후 11분만에 터진 벨기에의 선취골이자 이 경기의 결승골 순간에 모든 것이 결정됐다고 봐야 한다. 한국이 미드필드 지역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이 공을 주장 완장을 찬 센터백 이상민이 미드필더 김정민에게 짧게 연결했다가 다시 받았다. 그리고는 전방으로 날카롭게 찔러주는 패스를 시도했다. 하지만 그 순간 벨기에의 수비형 미드필더 세이거르스가 패스 줄기를 쉽게 읽고 가로챈 것이다. 너무 뻔히 보이는 패스의 길을 선택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 가로채기는 곧바로 세이거르스의 왼발 전진 패스로 이어졌고 낮게 깔려오는 그 흐름에 우리 수비수 둘은 제대로 커트해내지 못했다. 고스란히 벨기에 공격수 요른 반캄프에게 1:1 단독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여기서 한국 골키퍼 안준수가 각도를 줄이며 달려나왔지만 반캄프의 오른발 마무리는 너무나 정확하게 가운데를 꿰뚫었다.







벨기에는 이렇게 기회를 확실하게 잡아챘고 한국은 그대로 무너져 버렸다. 후반전에 나온 추가골도 역습 한 방이었다. 축구에서 역습 패스를 전개하는 능력이 실질적인 결정타로 작용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명장면이었다.







67분, 한국은 동점골을 위해 간판 골잡이 이승우를 중심으로 공격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 세이거르스가 중심을 잘 잡고 있는 벨기에의 그물 수비는 웬만해서 흐트러지지 않았다. 거기서 한국의 공격은 또 막혔다. 그리고는 곧바로 왼쪽 측면-가운데 미드필드- 오른쪽 측면을 거치는 간결한 역습 패스가 이어졌다. 보기에도 시원한 벨기에의 역습은 그대로 쐐기골을 만들어냈다. 오른쪽 넓은 공간으로 빼 주는 베르코의 대각선 패스도 일품이었고 수비수 한 명을 간결한 방향 전환 드리블로 따돌린 마티아스 베레트의 유연한 몸놀림도 인상적이었다. 베레트의 마무리 왼발 슛은 골키퍼 안준수가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왼쪽 톱 코너로 빨려들어갔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에게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71분에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벨기에 수비수 로랑 르무안을 퇴장시킨 것이다. 후반전에 교체로 들어온 이상헌의 패스와 오세훈의 공간 침투가 훌륭했다. 여기서 르무안은 무리하게 오세훈을 감싸안고 넘어뜨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상대는 10명이 되고 페널티킥까지 얻어냈으니 놀라운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는 기회가 한국에게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11미터 지점에 공을 내려놓고 오른발로 만회골을 노린 이승우의 페널티킥은 벨기에 골키퍼 엔스 토잉컨스의 침착한 선방에 가로막혔다. 이승우의 속임 동작에 상대 골키퍼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은 것이다.







조별리그에서도 골맛을 못 본 이승우의 표정은 더욱 일그러질 수밖에 없었다. 최진철호의 꿈은 16강에서 멈춘 것이다. 87분에 미드필더 김정민의 재치있는 오버헤드킥이 벨기에 골문 왼쪽 구석으로 날아들었지만 골키퍼 엔스 토잉컨스의 슈퍼 세이브는 너무도 야속하게 보일 정도였다.







한국을 이기고 올라간 벨기에의 8강 상대는 30일 오전 8시에 열리는 `프랑스 vs 코스타리카` 승리 팀이 된다.







한편, 한국에 이어 2위 자격으로 16강에 오른 브라질은 비교적 쉬운 상대인 뉴질랜드를 만나 1-0으로 승리하여 8강에 올랐다. 브라질의 8강 상대는 호주를 6-0으로 대파하고 올라온 아프리카의 강팀 나이지리아로 결정됐다.







※ FIFA 17세이하 월드컵 16강 결과(29일 오전 8시, 라 세레나)



★ 한국 0-2 벨기에 [득점 : 요른 반캄프(11분,도움-세이거르스), 마티아스 베레트(67분,도움-베르코)]



◎ 한국 선수들



FW : 이승우, 유주안(52분↔이상헌)



MF : 박상혁, 장재원(46분↔오세훈), 김정민, 김진야(69분↔차오연)



DF : 박명수, 이승모, 이상민, 윤종규



GK : 안준수







◇ 16강전 다른 경기 결과







★ 브라질 1-0 뉴질랜드



★ 나이지리아 6-0 호주



★ 멕시코 4-1 칠레
심재철기자 winsoc@wowtv.co.kr
한국경제TV 핫뉴스
ㆍ[주말 쇼핑가이드] 생일맞은 백화점·마트, `할인행사` 공략하자
ㆍ한국시리즈 3차전, 이재용·박용만 응원경쟁 치열…승자는?
ㆍ"영어", 하루 30분으로 미국인되는법!
ㆍ‘백년손님’ 박형일, “어머니 목소리 듣고파”…스튜디오 눈물바다
ㆍ장사의 신 - 객주 2015 김민정 샤워신 `아찔 그 자체`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