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순 원장이 근시와 원시를 동시에 교정하는 특수렌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영순 원장이 근시와 원시를 동시에 교정하는 특수렌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과의사 생활 30년 동안 얻은 가장 큰 교훈은 눈은 한 번 망가지면 원래 상태로 회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눈은 나빠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줄이고 녹황색 채소를 많이 먹어야 합니다. 꾸준히 운동을 하고 술과 담배를 피하는 것만으로도 눈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은 눈 건강 지키는 방법을 알려 달라는 말에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원장은 국내 노안시력 교정수술 분야 권위자다. 국제노안연구소를 만들어 ‘돋보기 없이 사는 세상’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노안과 시력 교정 연구를 하고 있다. 2년 전 99세 노인의 백내장 수술에 성공했을 정도로 이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다. 박 원장을 통해 각종 시력교정수술과 건조한 가을철 눈 건강을 지키는 법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라식, 라섹, 렌즈삽입수술 등 다양한 시력교정수술을 받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수술의 특징과 차이를 소개해주세요.

“라식은 각막을 두껍게 벗겨 놓고 레이저로 교정한 뒤 덮어주는 수술입니다. 라섹은 각막 상피만 벗기고 교정하는 수술입니다. 렌즈삽입수술은 각막 앞에 렌즈를 넣는 수술입니다. 이 중 라섹은 수술 후 벗긴 상피세포가 스스로 재생되기 때문에 수술 2~3일 후 반나절 정도 통증이 있습니다. 대개 시력, 각막 두께 등을 보고 환자에게 맞는 수술을 결정합니다. -6디옵터 이상은 라섹이 유리하고 -6~-9디옵터는 라식, -9디옵터 이하는 렌즈삽입수술이 유리합니다. 하지만 각막 두께에 따라 시력이 덜 나쁘더라도 라식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노안 교정을 위한 시력교정술도 많은데요.

“노안 교정수술은 크게 노안라식과 특수렌즈삽입수술로 나뉩니다. 노안라식의 원리는 한쪽 눈은 먼 거리를, 반대쪽은 가까운 것을 보도록 하는 수술입니다. 이 같은 특징 때문에 이전에 근시가 있었던 사람만 수술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많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먼 곳을 보는 눈과 가까운 곳을 보는 눈이 달라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고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대체하고 있는 것이 특수렌즈삽입수술입니다. 독일, 미국 등에서 개발한 0.1㎛ 단위의 계단식 링이 있는 렌즈를 넣는 방법입니다. 이 렌즈를 넣으면 먼 거리, 중간 거리, 가까운 거리를 모두 깨끗이 볼 수 있어 환자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다만 렌즈에 특허가 있어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시력교정수술을 받은 뒤 바로 볼 수 있습니까.

“라식과 렌즈삽입수술은 수술받은 다음날 바로 볼 수 있습니다. 환상적이라는 평을 듣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라섹은 상피 세포가 완전히 재생돼 아물어야 잘 보이기 때문에 완전히 잘 보이기까지 평균 2~3일 정도 시간이 걸립니다. 다만 라식은 각막을 벗기고 시력을 교정한 뒤 덮었기 때문에 수술 후 바로 문지르면 주름이 생겨 조직이 굳을 수 있습니다. 라식한 뒤 3일 정도는 눈을 만지지 말아야 합니다.”

▷한국인에게 유독 근시가 많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눈알이 긴 사람에게 근시가 많은데 서구인보다 아시아인의 눈알 길이가 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눈이 말랑말랑한 사람도 근시가 많습니다. 성장하면서 안구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노안이 빨리 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과거 시력이 좋았던 사람이 노안이 심하고 고생한다는 통계 자료가 있습니다. 실제 환자 중에도 반에서 눈이 제일 좋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가까운 것도 안 보이고 먼 것도 안 보인다는 환자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구체적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가을이 되면서 안구건조증 등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역사상 가장 눈을 혹사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하루종일 보고 귀가하며 휴대폰 보고 집에서는 TV를 봅니다. 눈 뜨고 있는 시간에는 계속 눈을 혹사하는 셈이죠. 이렇게 집중하면 눈을 깜빡이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1분에 12번 정도 눈을 깜빡여야 하는데 집중하면 6번 정도로 줄어듭니다. 눈 건강을 위해 의식적으로 눈을 깜빡이는 습관을 키워야 합니다. 실내 공기가 순환할 수 있도록 자주 환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눈물의 양이 줄어들 수 있는 폐경기 이후 중년 여성은 인공 눈물을 넣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렌즈를 끼거나 수면제 설사약 고혈압약 당뇨약을 먹는 사람도 안구건조증이 올 수 있습니다. ”

▷눈 건강을 지키는 생활습관을 소개해 주세요.

“식습관이 중요합니다. 기름이 많은 음식을 피하고 콩 두부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영 체조 필라테스 요가 걷기 등의 운동도 도움이 됩니다. 녹내장은 눈 기능을 50% 이상 잃어버렸을 때 증상이 나타납니다. 40세 이상이라면 병원에 가서 눈 검사를 받아봐야 합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