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경영권 소송전 본격화…28일 가처분신청 첫 심리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소송전이 오는 28일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과 함께 롯데쇼핑을 상대로 낸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에 대한 첫 심리는 28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358호 법정에서 민사합의51부(조용현 부장판사) 주관으로 열린다.

회계장부를 열람·등사하게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신 전 부회장은 롯데쇼핑의 경영 자료를 마음대로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중국 진출 과정에서 상당한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진 롯데쇼핑의 회계장부를 확인함으로써 신동빈 회장의 중국 투자 실패를 부각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신 회장의 경영 능력을 문제 삼음으로써 신 회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의 마음을 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후계 다툼에서 승리하려면 한·일 롯데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의 지분 27.8%를 보유한 종업원지주회를 우군으로 확보해야 한다.

가처분 신청을 포함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총 3건의 소송을 냈다.

신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을 받아 국내 법원에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의 이사 해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일본 법원에는 신 총괄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아직 가처분 신청 외에 다른 재판 일정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여러 소송 건 중 가장 일찍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이번 가처분 신청은 경영권 분쟁의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 자체가 경영권에 직접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다른 소송 건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처분 신청은 수개월 또는 1∼2년이 걸리는 본안 소송 전에 시급한 효력을 얻기 위해 제기하는 것으로, 다음 달 안에는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은 서로 승리를 자신하면서 소송전에 대비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번 가처분 신청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소송전을 예고하고 있다.

기존에 제기한 소송 외에도 민형사상 고소, 명예훼손 소송 등 추가 소송 제기 가능성도 거론된다.

각종 소송을 통해 신 전 부회장 해고의 부당성을 부각시켜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겠다는 포석이다.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은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의 이사 해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관련해 "사건의 핵심은 신 전 부회장이 롯데그룹 계열사로부터 일방적으로 부당한 해고를 당했다는 것"이라며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그 부당성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반면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 측이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 측이 논리에 맞지 않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며 "제기된 소송에 대해서는 법률적으로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는 "신 총괄회장은 지금도 대표이사로서 롯데쇼핑 경영 자료를 열람할 수 있으며 경영 정보는 상장사로서 주주들에게도 공개된다"며 "가처분 신청 자체가 비정상적인 것으로, 신 전 부회장이 트집 잡기용으로 소송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송전에서 신 전 부회장 측은 법무법인 양헌과 두우, 신동빈 회장 측은 김앤장 등을 법률 대리인으로 내세웠다.

양측의 여론전도 계속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최근 측근인 민유성 고문과 함께 주요 언론사 순방을 시작했다.

일본에서 교육받고 사업을 해온 탓에 서툰 모국어로 비판을 받았던 그의 본격적인 공개활동은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여론전으로 해석되고 있다.

소송에 대비하며 특별한 대응을 자제하던 롯데그룹은 26일 신동빈 회장의 사재 100억원 등으로 청년창업자금 1000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이미지 제고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청년창업 활동 지원을 위한 별도 투자법인 '롯데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창업 초기 자금·인프라·컨설팅 등 제공)'를 설립하고 1천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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