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대 이벤트로 코스피·코스닥지수 운명 판가름"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 팀장은 19일 "이번 주간부터 월말까지 2주간에 걸쳐 상장기업 실적발표와 중국 5중전회 시작 그리고 미국의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3대 이벤트가 잇따라 대기하면서 국내 증시 방향성에 어떠한 형태로든 지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3대 이벤트의 결과가 긍정적인지 또는 부정적인지 기대 수준에 부합하는지에 따라 새로운 방향성 타진을 모색중인 지수의 운명이 판가름 날 것"이라며 "이는 하락채널 마감 이후 상승 채널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대형주지수와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고평가 종목들이 최대 매물대 구간 극복 여부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 기업실적 결과의 경우 시장의 우려보다 긍정적일 것으로 류 팀장은 예상하고 있다. 그는 "분기 중 원·달러 환율 상승 등 환율효과와 원유 등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 덕분"이라며 "게다가 작년 3분기의 극심한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역시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다음주 중반인 28일(현지시간) 열리는 10월 FOMC 회의는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내년 이후로 연기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다른 변수에 비해 상대적인 영향력 비중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반대로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중국 5중전회는 시장에서 비중 있게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는 것. 류 팀장은 "5중전회는 중국 경기 부양책 강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정책 회의의 성격을 가지
고 있다"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9월 박스권 상단인 3200선을 돌파하며 상승 탄력이 강화될 조짐을 보이는 것이 경기 부양책 강화 기대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 코스피, 3개월만에 2030선 회복 '순환매의 힘'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3개월여 만에 2030선(7월 31일 이후 처음, 종가기준)을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 급락에 정보기술(IT), 자동차·부품이 약세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업종들의 순환매 장세가 나타났기 때문으로 대신증권은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2차 안도랠리가 진행된 9월 25일부터 이달 7일까지(2000선 회복 당시) 업종별 수익률을 보면 에너지, 반도체·장비, 지주사, 화학, 소프트웨어 등 업종이 코스피 2000선 회복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2000선 회복 이후 업종별 수익률을 보면 2000선 회복을 주도해온 업종이 주춤하거나 하락반전한 가운데 조선, 철강, 비철금속, 무역, 은행, 보험, 증권, 건설, 운송 등이 강세를 보이며 2030선까지 끌어올렸다는 관측이다.
이 연구원은 이에 따라 "지난주 순환매 흐름이 지속되고 선순환 구도로 이어지면 코스피의 추세 반전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다만 기대와 현실 간 괴리 속에 주도주와 소외주 간 등락이 조화
롭게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그러나 "그동안 소외받았던 내수주와 중국 관련주들의 반등으로 순환매가 마무리될 경우에는 코스피의 하락 변동성 확대를 감안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며 "순환매가 시장 에너지와 상승동력의 소진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증시가 중요한 변곡점에 놓여 있다는 얘기다.
◆ 외국인 돌아오나
10월 들어서 원화 강세가 이어지자 외국인의 순매수가 유입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외국인이 돌아오면서 주식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고 긍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8월 중국 경기 우려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기대감이 달러 강세를 이끌었다"며 "이로 인해 신흥국에 투자되었던 글로벌 투자자금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신흥국 관련 펀드는 큰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주식시장도 글로벌 리스크 우려 증가로 외국인 순매도가 크게 늘어났다"며 "상장주식의 외국인 순매도는 7월 2조2610억원, 8월 3조9440억원, 9월 1조8220억원으로 8월 순매도 규모가 가장 컸다"고 덧붙였다.
9월 FOMC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동결, 10월 이후 원화 강세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김 애널리스트는 판단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10월 들어서 유가증권시장에서만 5400억원 이상 순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신흥국 관련 주식펀드로 이들의 자금이 순유입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10월 들어서 신흥국주식펀드와 아시아(일본 제외) 주식펀드는 순유입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며 "이와는 반대로 미국 주식펀드는 3주째 순유출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FOMC의 금리인상 지연으로 글로벌 유동성의 신흥국 이탈이 진정 국면으로 들어선 데다 두 달 동안 자금이 빠져나갔던 미국채권펀드도 전주 순유입으로 돌아섰다는 것. 신흥국채권펀드도 12주만에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김 애널리스트는 "신흥국 관련 주식펀드로 자금 유입 전환은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당분간 이러한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방망이 짧게 잡고' 무얼 살까…대형 수출주·배당주 공략 고승희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시장의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크지 않지만 급락할 가능성도 낮다"며 "변동성지표 등 주요 리스크 지표들이 하향 안정화되고 있고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긍정적인 요인들을 갖춘 개별 업종과 종목을 위주로 주식매매 전략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고 연구원의 판단이다. 단기적으로는 3분기 실적에 주목, 원·달러 환율에 따른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되는 대형 수출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는 설명.
고 연구원은 "지난 7일 삼성전자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3분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데 이어 16일 LG화학도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8.5% 웃돌아 서프라이즈를 보였다"며 "그런데 내수 비중이 높은 한샘은 시장 예상치를 부합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대형 수출주와 더불어 배당주도 시장 대비 탄탄한 주가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9월 대비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기대치)가 증가한 수출주로는 SK 세아베스틸 한화테크윈 현대산업 LG전자 현대미포조선 삼성전기 KT&G 기아차 한화케미칼 현대글로비스 대한유화 현대차 LS산전 넥센타이어 포스코 한국타이어 롯데케미칼 효성 한세실업 대우건설 등이 꼽혔다.
3년 연속 현금 배당수익률이 2.5% 이상인 종목으로는 맥쿼리인프라 대신증권 지역난방공사 하이트진로 한국쉘석유 두산 SK텔레콤 메리츠종금증권 기업은행 KT&G 세아베스틸 대교 등이 제시됐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