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의 꽃, 애널리스트 수단시대다. 구조조정의 칼바람속에서 지난 5년간 400여명의 애널리스트들이 옷을 벗었다. 특히,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전망이 크게 빗나가면서 애널리스트들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삼성전자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 가운데서도 최고 선망의 대상이다.

억대 연봉에 아래로는 리서치를 도와주는 RA(Research Assistant)까지 거느리고 있다. 걸어다니는 중소기업 수준이다. 일부 삼성전자 애널리스트는 반도체업계 출신이거나 관련업무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많다. 때문에 외국계증권사의 스카우트 섭외 1순위가 바로 삼성전자 애널리스트다.

하지만 이런 베테랑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전망이 계속해서 빗나가면서 좀처럼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예측 능력이 또 다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7조3000억원…예상치 10% 넘게 빗나가

삼성전자 3분기 매출은 51조원, 영업이익은 7조3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23개 증권사가 추정한 삼성전자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50조원, 6조5800억원 내외. 전체 매출규모는 비슷하게 맞췄지만 영업이익은 10% 넘게 빗나갔다.

영업이익은 23개 증권사 중 동부증권 1곳만 7조원을 예상했을 뿐 나머지 대부분의 증권사가 6조원대로 부정적 전망 일색이였다. 스마트폰사업부문의 둔화를 이유로 실적전망치를 계속해서 낮췄다. 심지어 유안타증권은 6조310억원으로 무려 1조2000억원 넘게 차이가 났다.

머쓱해진 애널리스트들은 이구동성으로 환율 변동성과 마케팅 비용절감 효과를 과소평가했다고 해명했다. 우리나라가 신흘국시장으로 분류돼 있는데다 삼성전자의 매출의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환율이라는 변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 심각한 문제는 삼성전자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전망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 삼성전자 실적 전망 `헛발질`…벌써 `네 번째`

2013년 2분기 실적 전망에서도 국내증권사들은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10조원 이상 기록할 것으로 낙관했지만 외국계증권사들은 9조원대 중반으로 제시했다.

실제 삼성전자가 발표한 영업이익은 9조5천억원대로 외국계의 판정승이였다.

그 해 4분기도 마찬가지다. 외국계증권사들은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8조5천억원대로 예상한 반면 국내증권사는 많게는 9조5천억원을 전망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8조3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실적과 전망치 괴리율은 더욱 벌어졌다.

삼성전자의 당시 2분기 영업이익은 7조2천억원이였지만 국내증권사는 상당수가 8조원대을 제시했고 일부 증권사는 9조원에 가까운 전망치를 내놨다.

대조적으로 외국계증권사들은 불과 5천억원 차이로 근소한 전망을 제시해 국내증권사들에게 굴욕을 안겨주었다. 이 정도라면 적어도 실적전망에 관한 한 외국계 애널리스트들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 `시장질서 교란행위` 규제강화…"정보 접근 차단 막았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3분기 실적전망치가 크게 빗나간데는 지난 7월부터 도입된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대한 규제 강화를 탓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CJ E&M 사건을 계기로 미공개 정보를 누설하거나 시세조정 의도 없이 이런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득할 경우 최고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자 애널리스트들의 정보 접근성을 막고 운신의 폭을 줄이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기업IR담당자와 애널리스트들은 관행처럼 사전에 실적 관련정보를 주고 받으며 공생관계를 이어왔지만 이게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실적 추정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의미다. 증권사에 정보제공 수단이던 미쓰리 메신저가 사라지고 기업 탐방이 줄어드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해외에선 예전부터 상상도 못할 엄연한 불법행위로 국내외 애널리스트 모두에게 똑 같이 적용된다. 귀동양에 의존해 보고서를 쓰던 시대는 지났다는 것을 잊지 말자.



▶ "애널리스트 예측 능력을 키워야"

삼성전자는 대한민국 대표 기업일 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이다. 국내투자자들 뿐 아니라 해외투자가들도 삼성전자에 주목하고 있다. 물론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은 다른기업보다 어렵다고들한다. 경쟁사인 애플처럼 스마트폰 사업에 특화된 기업이 아니라 스마트폰 사업이외에도, 반도체, 가전, LCD 등 각 사업부문별 실적 예측이 쉽지 않다는 점은 분명히 인정한다. 또한 외국계증권사들이 미국,일본 등 삼성전자의 경쟁사와 부품업체들에 대한 광범위한 정보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점도 국내증권사들에게는 핸디캡이다.

하지만 이런 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매번 외국계 증권사에 끌려 다닐 수 밖에 없다.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로 말한다. 보고서는 애널리스트 역량을 보여주는 잣대다. 네 번의 굴욕을 떨쳐내는 방법은 오직 실적 예측능력을 키우는 것 이외에 대안이 없다. 애널리스트들의 빗나간 실적전망은 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보다 정확한 예측으로 실추된 애널리스트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되찾기를 기대해본다.


이인철기자 icle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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