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앵거스 디턴 교수의 시각으로 본 한국 주식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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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의 힘…헬스케어·레저주 주도주로
"수명연장되고 문화욕구 커져"
제약·바이오주 성장…한미약품 올들어 236% 올라
여행·엔터주 부상…에머슨퍼시픽 184% 상승
"수명연장되고 문화욕구 커져"
제약·바이오주 성장…한미약품 올들어 236% 올라
여행·엔터주 부상…에머슨퍼시픽 184% 상승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선정됐다. 디턴 교수는 ‘경제성장의 힘’을 역설해온 학자로 자본주의와 성장이 인류를 어떻게 궁핍에서 벗어나도록 했는지를 논증한 ‘위대한 탈출’의 저자이기도 하다. ‘자본주의의 종합 전시장’이라고 불리는 주식시장에는 이미 노벨상 수상자의 ‘혜안’이 반영됐다고 할 만한 현상이 적지 않다. 디턴 교수가 한국 주식시장을 살펴봤다면 주목했을 법한 최근 변화상을 짚어봤다.
○“부유해진 국가, 길어진 수명”
디턴 교수는 “빈곤과 죽음에서 탈출한 것이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탈출”이라고 강조했다. ‘위대한 탈출’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한 것도 이 부분이다. 그는 특히 영아사망률 감소를 이끈 의학·보건 부문의 발전에 주목했다. 인플루엔자와 결핵, 폐렴 등 전염병의 위협에서 인류가 벗어난 점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한국 증시에서도 제약·바이오주는 올 들어 시장의 ‘변방’에서 ‘중심부’로 자리를 옮겼다. 올 들어 한미약품이 236.76% 오르는 등 주요 제약주가 급등했다. 녹십자(올해 상승률 28.1%), 파루(8.23%) 등 전통 백신 관련주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김현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초처럼 강한 상승세가 지속되긴 어렵다고 하더라도 제약·바이오주가 중장기적으로 우상향곡선을 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헬스케어 관련주의 부상도 디턴 교수의 경제발전 진단을 통해 예측할 수 있었던 대목이다. 디턴 교수는 “건강의 증진은 삶을 더 만족스럽게 하고, 더 효율적으로 일하도록 하며, 더 많은 돈을 쓰면서 가족 및 친구와 즐겁게 보낼 수 있게 한다”고 짚었다. 경제개발을 이룬 국가에서 헬스케어 관련산업이 필연적으로 발전하는 것에 주목했다. 올해 국내 증시에서는 헬스케어 관련 종목인 오스템임플란트(75.4%), 메디톡스(29.38%) 등이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디턴 교수는 선진국에서 기대수명을 늘리는 데에 큰 ‘장애물’로 흡연율 조절이 쉽지 않다는 점을 꼽는다. 선진국에서도 담배산업은 쉽게 쇠퇴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에서도 KT&G 주가가 올 들어 43.23% 오르며 시가총액 순위가 작년 말 23위(10조4479억원)에서 올해 18위(14조9648억원)로 껑충 뛰었다.
○생활수준 향상 수혜 신산업
생활수준 향상에 따라 레저활동이 늘어나고 문화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 점도 최근 주식시장에서 뚜렷하게 반영되고 있는 흐름이다. 레저시설 개발 및 운영업체 에머슨퍼시픽 주가는 올해 184.43% 급등했다. 하나투어(73.3%), 모두투어(22.93%)도 올 들어 주가가 도약했다.
디턴 교수는 경제가 발전할수록 문화소비욕구가 증대되는 것이 필연적이라고 봤다. 한류열풍에 힘입은 에스엠(19.26%) 와이지엔터테인먼트(10.41%) 등 엔터주와 CJ E&M(124.35%) 등 콘텐츠 관련주가 주식시장의 핵심 유망종목으로 떠오른 것과 맥락이 닿아있다.
영양실조 등 절대빈곤 단계를 넘어선 점을 주목한 것을 고려하면 경제발전이 도약기에 접어든 이후 식음료주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도 해석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대표적 성장주로 식음료주가 꼽히고 있고 중국의 차세대 유망주로 내수 1등주가 주목받는 것도 같은 논리다.
“불평등은 문명이 준 선물”이라며 불평등을 성장의 동인으로 꼽았던 점도 주식시장에서 뚜렷하게 관찰된다. 한국 증시 대표 우량주의 모임이라는 코스피200이 처음 출발했을 때는 고만고만한 업체가 모여 있었지만 지금은 지형이 크게 변했다. 1996년엔 한국전력공사 시가총액이 18조492억원으로 삼성전자(5조517억원)의 4배가량이나 됐다. 하지만 20여년 동안 시총을 37배 가까이 불린 삼성전자(184조4187억원)가 시총 3위 한국전력(31조68억원)의 6배 가까이 덩치가 커졌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디턴 교수는 “빈곤과 죽음에서 탈출한 것이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탈출”이라고 강조했다. ‘위대한 탈출’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한 것도 이 부분이다. 그는 특히 영아사망률 감소를 이끈 의학·보건 부문의 발전에 주목했다. 인플루엔자와 결핵, 폐렴 등 전염병의 위협에서 인류가 벗어난 점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한국 증시에서도 제약·바이오주는 올 들어 시장의 ‘변방’에서 ‘중심부’로 자리를 옮겼다. 올 들어 한미약품이 236.76% 오르는 등 주요 제약주가 급등했다. 녹십자(올해 상승률 28.1%), 파루(8.23%) 등 전통 백신 관련주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김현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초처럼 강한 상승세가 지속되긴 어렵다고 하더라도 제약·바이오주가 중장기적으로 우상향곡선을 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헬스케어 관련주의 부상도 디턴 교수의 경제발전 진단을 통해 예측할 수 있었던 대목이다. 디턴 교수는 “건강의 증진은 삶을 더 만족스럽게 하고, 더 효율적으로 일하도록 하며, 더 많은 돈을 쓰면서 가족 및 친구와 즐겁게 보낼 수 있게 한다”고 짚었다. 경제개발을 이룬 국가에서 헬스케어 관련산업이 필연적으로 발전하는 것에 주목했다. 올해 국내 증시에서는 헬스케어 관련 종목인 오스템임플란트(75.4%), 메디톡스(29.38%) 등이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디턴 교수는 선진국에서 기대수명을 늘리는 데에 큰 ‘장애물’로 흡연율 조절이 쉽지 않다는 점을 꼽는다. 선진국에서도 담배산업은 쉽게 쇠퇴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에서도 KT&G 주가가 올 들어 43.23% 오르며 시가총액 순위가 작년 말 23위(10조4479억원)에서 올해 18위(14조9648억원)로 껑충 뛰었다.
○생활수준 향상 수혜 신산업
생활수준 향상에 따라 레저활동이 늘어나고 문화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 점도 최근 주식시장에서 뚜렷하게 반영되고 있는 흐름이다. 레저시설 개발 및 운영업체 에머슨퍼시픽 주가는 올해 184.43% 급등했다. 하나투어(73.3%), 모두투어(22.93%)도 올 들어 주가가 도약했다.
디턴 교수는 경제가 발전할수록 문화소비욕구가 증대되는 것이 필연적이라고 봤다. 한류열풍에 힘입은 에스엠(19.26%) 와이지엔터테인먼트(10.41%) 등 엔터주와 CJ E&M(124.35%) 등 콘텐츠 관련주가 주식시장의 핵심 유망종목으로 떠오른 것과 맥락이 닿아있다.
영양실조 등 절대빈곤 단계를 넘어선 점을 주목한 것을 고려하면 경제발전이 도약기에 접어든 이후 식음료주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도 해석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대표적 성장주로 식음료주가 꼽히고 있고 중국의 차세대 유망주로 내수 1등주가 주목받는 것도 같은 논리다.
“불평등은 문명이 준 선물”이라며 불평등을 성장의 동인으로 꼽았던 점도 주식시장에서 뚜렷하게 관찰된다. 한국 증시 대표 우량주의 모임이라는 코스피200이 처음 출발했을 때는 고만고만한 업체가 모여 있었지만 지금은 지형이 크게 변했다. 1996년엔 한국전력공사 시가총액이 18조492억원으로 삼성전자(5조517억원)의 4배가량이나 됐다. 하지만 20여년 동안 시총을 37배 가까이 불린 삼성전자(184조4187억원)가 시총 3위 한국전력(31조68억원)의 6배 가까이 덩치가 커졌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