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현대차, 만기 회사채 속속 상환…기아차는 공격적으로 추가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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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양사 행보
기아차 자금 사정 여유있지만 CFO가 '시장과 소통' 중시
기아차 자금 사정 여유있지만 CFO가 '시장과 소통' 중시
▶마켓인사이트 10월13일 오후 4시45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정반대 행보를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차는 2011년 10월 이후 만기가 돌아오는 족족 회사채를 상환하는 반면 기아차는 올 들어 공격적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어서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다음달 중 3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하고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달 24일 만기가 돌아오는 200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하고 여유 운영자금도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난 6월 5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이다. 기아차는 실적 호전으로 현금 유입이 늘어나자 2011년 11월(3000억원) 이후 신규 발행을 중단한 채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를 속속 상환해왔지만 올 들어 대규모 발행으로 급선회했다.
반면 현대차는 7월30일 만기가 돌아온 3000억원의 회사채를 현금으로 갚았다. 2011년 10월(3000억원 발행)을 마지막으로 회사채를 추가 발행하지 않고 만기가 돌아오는 대로 전액 갚아버리는 ‘상환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이로써 현대차 회사채는 내년 10월 만기가 돌아오는 3000억원만 남았다. 은행에서 빌린 장기차입금도 6월 말 현재 신한은행의 시설차입금 14억원만 남아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내년 10월 ‘무차입 경영’에 이를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사가 올 들어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상반된 행보를 보이는 이유를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IB업계에선 “현대차의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 창출력이 기아차의 두 배에 달해 상대적으로 잉여현금이 더 많은 이유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아차가 올 들어 방침을 선회한 것은 3월 한천수 재경본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등기임원이 된 것이 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한 증권사의 IB 관계자는 “한 부사장은 미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만큼 자본시장과 소통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며 “돈이 있다고 무조건 회사채를 갚을 게 아니라 꾸준히 발행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자금조달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축적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까지만 해도 유동성 압박 속에서 일반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하고 신주인수권부사채(BW) 4000억원을 발행해 가까스로 자금을 구한 경험도 있어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필요성을 더욱 절감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정반대 행보를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차는 2011년 10월 이후 만기가 돌아오는 족족 회사채를 상환하는 반면 기아차는 올 들어 공격적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어서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다음달 중 3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하고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달 24일 만기가 돌아오는 200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하고 여유 운영자금도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난 6월 5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이다. 기아차는 실적 호전으로 현금 유입이 늘어나자 2011년 11월(3000억원) 이후 신규 발행을 중단한 채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를 속속 상환해왔지만 올 들어 대규모 발행으로 급선회했다.
반면 현대차는 7월30일 만기가 돌아온 3000억원의 회사채를 현금으로 갚았다. 2011년 10월(3000억원 발행)을 마지막으로 회사채를 추가 발행하지 않고 만기가 돌아오는 대로 전액 갚아버리는 ‘상환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이로써 현대차 회사채는 내년 10월 만기가 돌아오는 3000억원만 남았다. 은행에서 빌린 장기차입금도 6월 말 현재 신한은행의 시설차입금 14억원만 남아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내년 10월 ‘무차입 경영’에 이를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사가 올 들어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상반된 행보를 보이는 이유를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IB업계에선 “현대차의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 창출력이 기아차의 두 배에 달해 상대적으로 잉여현금이 더 많은 이유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아차가 올 들어 방침을 선회한 것은 3월 한천수 재경본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등기임원이 된 것이 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한 증권사의 IB 관계자는 “한 부사장은 미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만큼 자본시장과 소통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며 “돈이 있다고 무조건 회사채를 갚을 게 아니라 꾸준히 발행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자금조달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축적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까지만 해도 유동성 압박 속에서 일반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하고 신주인수권부사채(BW) 4000억원을 발행해 가까스로 자금을 구한 경험도 있어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필요성을 더욱 절감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