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지에 있는 더 뉴욕 팰리스호텔을 인수해 롯데 뉴욕 팰리스호텔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은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지에 있는 더 뉴욕 팰리스호텔을 인수해 롯데 뉴욕 팰리스호텔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은 국내 1위 유통기업으로 지난해 약 81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81개 계열사를 두고 있으며 국내 직접 고용 인원은 9만5000여명에 달한다. 롯데가 이렇게 지속 성장한 원동력은 글로벌 경영이다. 유통, 식품, 관광, 화학, 금융 등 진출한 모든 분야에서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큰 베트남, 러시아,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등 5개국 위주에서 최근에는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 중앙아시아, 북미 지역으로도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세계 20개 국가에서 일하는 롯데 직원 수는 6만여명에 달한다.

신동빈 회장
신동빈 회장
소진세 롯데그룹 대외협력단장(사장)은 “불안정한 경제 상황이 세계적으로 계속되고 있지만 롯데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저성장 시대를 돌파하고 더 큰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며 “모든 사업부문에서 해외 사업 확장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적극 추진해 글로벌 롯데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유통부문이다. 롯데백화점은 2007년 러시아 모스크바점 개점을 시작으로 해외에 진출한 이후 최근에는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3년 중국 웨이하이점, 청두점을 연 데 이어 지난해 5월에는 선양점을 확대하며 중국 내 다점포 체제를 갖췄다. 2013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롯데쇼핑 에비뉴점을 열고 지난해 9월에는 베트남 하노이에도 점포를 내는 등 동남아시아 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신속한 확장 전략을 펼치며 해외에서 인지도 및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2007년)과 인도네시아(2008년)에서 글로벌 대형마트 체인인 ‘마크로’를 인수하면서 해외에 첫 진출한 이후 베트남을 포함한 3개국에서 총 152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점포 수가 국내보다 많은 수준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슈퍼마켓 사업도 하고 있다.

식품부문은 롯데제과가 해외 영토 확장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가다. 롯데제과는 중국, 베트남, 인도, 러시아에 생산 및 판매 체제를 갖추고 있다. 올해 8월에는 인도 내 두 번째 초코파이 공장을 준공했다.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이다. 2013년에 카자흐스탄 1위 제과기업 ‘라하트’를 인수하며 중앙아시아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인도, 베트남, 벨기에에서도 현지 기업을 사들였다.

롯데칠성음료도 중국에서 현지 기업 인수를 통해 확보한 두 개의 현지법인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중국 외 세계 40개 국가로 각종 주류와 음료를 수출하는 전진기지다. 동남아시아 시장에는 2010년 필리핀펩시 인수를 통해 진출했다. 지난해 1월에는 미얀마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 ‘롯데-MGS 베버리지’도 설립했다.

관광부문은 최근 들어 해외 진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롯데호텔이 8억5000만달러(약 8900억원)를 투자해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지에 있는 ‘롯데뉴욕팰리스호텔(옛 더뉴욕팰리스호텔)’을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이 호텔은 100년 이상의 역사적 가치를 지닌 아름다운 건물이자 뉴욕의 랜드마크로 유명하다. 지난달 유엔 총회 기간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묵었다.

롯데호텔은 앞으로 5년간 33개 호텔을 개관한다는 각오다. 현재 한국에 11개, 외국에 6개를 운영하고 있다. 송용덕 호텔롯데 사장은 “롯데뉴욕팰리스에 이어 15개의 호텔 인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글로벌 리딩 호텔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도 해외시장 공략에 열심이다. 싱가포르 공항, 인도네시아 공항,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에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1년여간의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마치고 괌 국제공항 면세점을 새로 열었다. 국내 면세점 기업이 공항 전체에 대한 면세사업 운영권을 획득해 단독 운영하는 첫 사례다.

롯데케미칼(화학부문)은 2010년 말레이시아의 ‘타이탄케미컬’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이후 영국 ‘아테니우스’, 파키스탄 ‘파키스탄PTA’를 연달아 인수하며 해외에 전진기지를 확보했다.

롯데건설은 신성장동력인 플랜트 사업 투자를 확대하면서 아프리카 등 신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에서 축척한 최첨단 초고층 빌딩 건설 기술을 앞세워 해외로 영토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