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트라비아타' 현대적 재해석…매춘부 삶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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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디 오페라…15~18일 성남아트센터서 공연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상연되는 오페라다. 세계 오페라 공연 정보를 집계하는 사이트 ‘오페라베이스’에 따르면 2013~2014 시즌 659회 상연돼 공연횟수 1위를 차지했다.
‘라 트라비아타’가 오는 15~18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피에르 조르조 모란디가 지휘를, 연출가 장영아 씨가 연출, 오윤균 상명대 교수가 무대와 연출을 맡았다. 여주인공 비올레타 역에는 세계 정상급 프리마돈나 이리나 룽구와 오미선 성신여대 교수를 캐스팅했다. 테너 정호윤과 박성규가 알프레도 역, 바리톤 유동직과 박정민이 제르몽 역으로 나선다.
성남아트센터 개관 10주년 기념 오페라로 너무나 잘 알려진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정은숙 성남아트센터 대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된다는 건 그만큼 인정을 많이 받은 작품이라는 의미”라며 “매춘부 비올레타와 청년 알프레도의 순수한 사랑을 다룬 작품이어서 친근하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전 ‘라 트라비아타’와의 차별화를 위해 택한 전략은 현대적 재해석이다. 베르디가 본래 의도했던 ‘동시대성’을 살리려 했다는 게 연출을 맡은 장씨의 설명. 1853년 이탈리아 베네치아 라 페니체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된 ‘라 트라비아타’는 당시 관객에게 외면당했다. 작품의 배경인 프랑스 파리의 환락가가 베네치아인들의 당대 모습을 꾸짖는 것 같아서였다. 그러나 베르디가 작품 배경을 일시적으로 100년 전으로 바꾸자 호평이 쏟아졌다. 장씨는 “이번 공연에서는 고증이 아니라 재해석에 중점을 뒀다”며 “현대적 무대와 의상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급 매춘부로서 순수한 사랑에 빠지는 비올레타의 ‘신비로움’도 벗겨낸다. 장씨는 “그간의 ‘라 트라비아타’에서 비올레타는 숭고하고 아름다운 비극의 여주인공으로만 조명된 면이 있다”며 “매춘부로서의 삶을 좀 더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선정적 무대를 꾸미겠다는 뜻이 아니다. 그는 “비올레타의 비극과 그녀가 처한 삶의 굴레를 보여준다는 의도로, 폭력의 대상이 되는 장면이 등장할 것”이라고 했다.
비올레타 역을 맡은 러시아 소프라노 룽구는 지금까지 비올레타 역으로 109차례나 무대에 섰다. 이번 무대는 110번째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에서 전통적인 비올레타부터, 오스트리아 빈의 오페라 극장 ‘테아터 안 데어 빈’에서 현대적인 비올레타까지 다양한 비올레타를 연기해 봤다. 룽구는 “상반되는 느낌이 있는 비올레타 역들을 연기해봤지만 언제나 진정성을 기반으로 했다”며 “비올레타는 언제나 모든 소프라노의 꿈”이라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라 트라비아타’가 오는 15~18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피에르 조르조 모란디가 지휘를, 연출가 장영아 씨가 연출, 오윤균 상명대 교수가 무대와 연출을 맡았다. 여주인공 비올레타 역에는 세계 정상급 프리마돈나 이리나 룽구와 오미선 성신여대 교수를 캐스팅했다. 테너 정호윤과 박성규가 알프레도 역, 바리톤 유동직과 박정민이 제르몽 역으로 나선다.
성남아트센터 개관 10주년 기념 오페라로 너무나 잘 알려진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정은숙 성남아트센터 대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된다는 건 그만큼 인정을 많이 받은 작품이라는 의미”라며 “매춘부 비올레타와 청년 알프레도의 순수한 사랑을 다룬 작품이어서 친근하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전 ‘라 트라비아타’와의 차별화를 위해 택한 전략은 현대적 재해석이다. 베르디가 본래 의도했던 ‘동시대성’을 살리려 했다는 게 연출을 맡은 장씨의 설명. 1853년 이탈리아 베네치아 라 페니체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된 ‘라 트라비아타’는 당시 관객에게 외면당했다. 작품의 배경인 프랑스 파리의 환락가가 베네치아인들의 당대 모습을 꾸짖는 것 같아서였다. 그러나 베르디가 작품 배경을 일시적으로 100년 전으로 바꾸자 호평이 쏟아졌다. 장씨는 “이번 공연에서는 고증이 아니라 재해석에 중점을 뒀다”며 “현대적 무대와 의상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급 매춘부로서 순수한 사랑에 빠지는 비올레타의 ‘신비로움’도 벗겨낸다. 장씨는 “그간의 ‘라 트라비아타’에서 비올레타는 숭고하고 아름다운 비극의 여주인공으로만 조명된 면이 있다”며 “매춘부로서의 삶을 좀 더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선정적 무대를 꾸미겠다는 뜻이 아니다. 그는 “비올레타의 비극과 그녀가 처한 삶의 굴레를 보여준다는 의도로, 폭력의 대상이 되는 장면이 등장할 것”이라고 했다.
비올레타 역을 맡은 러시아 소프라노 룽구는 지금까지 비올레타 역으로 109차례나 무대에 섰다. 이번 무대는 110번째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에서 전통적인 비올레타부터, 오스트리아 빈의 오페라 극장 ‘테아터 안 데어 빈’에서 현대적인 비올레타까지 다양한 비올레타를 연기해 봤다. 룽구는 “상반되는 느낌이 있는 비올레타 역들을 연기해봤지만 언제나 진정성을 기반으로 했다”며 “비올레타는 언제나 모든 소프라노의 꿈”이라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