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 진단키트 제조업체인 바디텍메드의 매출은 2010년 84억원에서 지난해 306억원으로 4년 새 264% 급증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11일 NH스팩2호와 합병하며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정부가 국내 벤처캐피털과 연계해 진행 중인 ‘중소기업 기술혁신개발사업 투자연계과제 사업’이 기술력을 갖춘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디텍메드는 2010년 KB인베스트먼트로부터 6억원을 투자받은 뒤 같은 해 정부의 투자연계과제 수행업체로 선정돼 연구비 5억6400만원을 지원받아 큰 성과를 냈다.

7일 벤처캐피탈협회가 기술혁신개발사업 투자연계과제를 수행한 벤처기업 161곳을 대상으로 경영 성과를 분석한 결과 업체들의 연평균 매출 및 영업이익이 과제 수행 전보다 각각 74.2%, 88% 늘어났다. 분석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과제 수행 업체로 선정돼 2013년까지 과제를 끝마친 곳을 대상으로 했다.

투자연계과제 사업은 2008년 중소기업청이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벤처기업에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신설했다. 각 산업 분야의 전문 벤처캐피털리스트 30여명으로 풀(pool)을 구성해 유망 산업 분야를 골라 투자 대상을 정했다. 벤처캐피털이 유망 벤처기업을 선정해 투자하면 정부가 해당 업체에 매칭 형태로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개별 기업은 벤처캐피털로부터 평균 5억~10억원을 투자받았다. 정부로부터 받은 R&D자금은 4억~8억원 수준이다. 2008년부터 지난 8월까지 323개 업체가 자금을 지원받았다. 벤처캐피털이 2827억원을 투자했고 정부가 1894억원을 지원했다.

벤처캐피털과 정부로부터 10억원 안팎의 자금을 유치한 벤처기업들은 공격적인 기술개발과 마케팅 활동에 나서면서 매출, 영업이익 등이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좋아졌다. 투자받은 기업 중 21곳은 코스닥(12곳) 및 코넥스(9곳) 시장에 상장했다.

모바일 내비게이션인 ‘김기사’를 서비스하는 록앤올도 대표적인 수혜 업체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3억원을 투자받은 뒤 투자연계과제 수행업체로 선정돼 6억원의 정부 연구비를 받았다. 2013년 37억원이었던 록앤올의 매출은 지난해 93억원으로 2.5배 이상으로 뛰었으며 지난 5월 카카오에 626억원에 인수됐다.

김대희 벤처캐피탈협회 팀장은 “기술력에만 초점을 맞춘 연구기관들과는 달리 벤처캐피털들은 시장성 및 회사 가치 등을 복합적으로 분석해 투자할 기업을 선별하기 때문에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동혁 기자 otto8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