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미국 퇴직연금펀드 강자인 캐피털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다. 해외 자산운용사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캐피털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한국 맞춤형 은퇴 및 퇴직 상품을 개발하고, 은퇴 관련 솔루션을 공동 개발한다고 6일 밝혔다. 캐피털그룹 계열 아메리칸펀드는 피델리티, 뱅가드와 함께 미국 3대 퇴직연금펀드 운용사로 꼽힌다.

운용자산은 1조달러가 넘는다. 이번 전략적 제휴가 국내 퇴직연금펀드 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또 오랜 기간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는 캐피털그룹의 시스템을 접목해 삼성자산운용의 액티브 주식운용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와 티머시 아모르 캐피털그룹 회장은 오는 1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올 들어 해외 운용사와의 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4월에는 인도 최대 자산운용사 릴라이언스캐피털과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내년 비과세 해외전용투자펀드 시행에 맞춰 해외 자산운용사와 손잡고 글로벌 투자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직접 해외 법인을 세워 직원을 파견하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며 “이미 성과를 내고 있는 해외 자산운용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거나 이를 인수해 글로벌 투자 역량을 키워나가는 게 삼성운용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국가에는 직접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 금융그룹 내 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모회사가 삼성증권에서 삼성생명으로 바뀐 것이 계기가 됐다. 2월에는 삼성생명 뉴욕법인을 인수했고, 조만간 런던법인도 인수할 계획이다.

서울 본사와 공동으로 범아시아 지역 투자를 담당하는 홍콩법인까지 24시간 글로벌 운용체제를 갖추게 됐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