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우체국 강도를 위해 부산의 실내사격장에서 총기와 실탄을 탈취한 홍모씨(29)는 범행 후 주말 대낮 도심을 3시간 동안 활보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그는 45구경 권총 1정과 실탄 19발을 지닌 채 폐쇄회로TV 등에 노출되지 않으려고 오전 9시 50분께 부산진구 부전동 사격장 후문을 빠져나왔다. 낮 12시 55분 수영구 망미동 부산지방병무청 앞에서 택시를 타기까지 그는 골목과 대로변을 무작정 걸었다.

사격장에서 부산지방병무청까지 거리는 대략 6㎞, 성인 걸음으로 1시간 30분 정도면 도착할 거리였지만 정처 없이 배회하느라 3시간이나 걸렸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업주를 흉기로 찔러 불안해하던 차에 사업 동업자가 언론에 나온 자신의 인상착의 사진을 문자메시지로 보내자 동요해 애초 계획했던 우체국 강도를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초범이었던 홍씨는 범행 한 달여 전부터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지만 정작 범행 후 심리적 동요와 어설픈 도주로 흔적을 많이 남겼다.

이 때문에 주말 도심에서 벌어진 아찔한 총기 탈취극은 4시간여 만에 막을 내렸다.

경찰은 범행 이틀 전인 1일 홍씨가 총기를 탈취하기 위해 사격장 총기 대여일지에 적었다가 지운 실명과 사격장 헤드셋에 묻은 지문을 놓치지 않고 범행 3시간여 만에 홍씨를 피의자로 특정했고, 실시간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붙잡을 수 있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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