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 등 금융회사들을 서초사옥으로 모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집중하고 있는 핵심사업인 전자와 금융을 서초사옥에 모아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은 이를 위해 서울 세종대로 삼성생명 본사 빌딩을 팔기로 하고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서울 세종대로 삼성생명 빌딩을 매각하기 위해 금융권 회사들에 매입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생명 본사 빌딩 매각은 삼성이 삼성생명을 포함한 금융회사들을 서초동에 불러모으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또 저금리 시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삼성생명은 부동산을 팔아 재무구조를 튼튼히 할 수 있다. 세종대로 삼성생명 빌딩은 지하 5층, 지상 25층, 연면적 8만7000㎡ 규모로 1984년에 준공됐다.

그러나 매각 성사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삼성 관계자는 “매각 추진 초기단계로 매각이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며 “삼성전자 우면동 연구개발(R&D)센터 완공을 계기로 계열사들을 이동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도 “삼성 측에서 매각 의사를 타진해왔으나 진행된 것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저층부를 쓰고 있는 디자인 인력과 소프트웨어 인력들은 이달 준공되는 우면동 R&D센터로 이전한다.

삼성생명과 달리 사옥처리 문제가 없는 삼성증권과 삼성카드는 서초사옥으로 옮기는 방안이 확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가 쓰고 있는 세종대로 삼성 본관에는 현재 서초사옥에 있는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옮겨갈 계획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