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바 왓슨(미국·사진)과 크리스티나 김(미국·한국명 김초롱). 미국프로골프(PGA)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 경력이 있다는 공통점 외에도 둘 사이엔 비슷한 게 또 있다. 드라이버를 티샷에만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두 사람은 종종 드라이버로 페어웨이 세컨드 샷을 하곤 한다. 물론 놀랍도록 정확하고 멀리 날린다. 크리스티나 김은 “3번 페어웨이 우드도 좋아하지만 드라이버로 롱홀에서 세컨드 샷하는 걸 즐긴다”며 “우드보다 20야드가량 더 나가면서 정확도도 크게 다르지 않아 좋아한다”고 말했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올 시즌 317야드에 달하는 장타자인 왓슨은 지난해 열린 현대토너먼트에서 18번홀(파5·663야드)을 드라이버 샷 두 번으로 홀컵 3m에 붙여 이글을 잡았다.

많은 아마추어는 드라이버 페어웨이 샷을 프로들의 전유물, 그것도 PGA급 이상의 고수들만 쓸 수 있는 기술로 여긴다. 하지만 생각만큼 그렇게 어렵지 않다. 오히려 로프트가 9~10도 안팎으로 낮고, 스윙 궤도가 커 훅이나 슬라이스가 날 확률이 3번 우드보다 낮다는 의견도 있다. 바람이 강한 날, 낮은 탄도로 멀리 보내야 할 때에도 활용할 만하다. 다만 샷할 때를 잘 가려서 하는 게 관건이다.

우선 우드나 하이브리드로 공략하기에는 그린이 20~30야드가 더 떨어져 있는 경우다. 드라이버 티샷이 잘 맞지 않아 세컨드 샷이 너무 길게 남았을 때 어차피 2온이 안 되는 상황이라면 더욱 시도할 만하다. 물론 공이 페어웨이 잔디 위에 파묻혀 있지 않고 떠 있을 경우라야 성공률이 높다. 깊은 러프가 아닌 짧은 잔디 러프에 공이 올라가 있다면 더 좋다.

방법은 티샷과는 좀 다르다. 우선 양발 스탠스를 평소 티샷 때보다 좀 더 넓게 벌린다. 공도 평소보다 약간 오른쪽에 놔 클럽 헤드가 다운블로로 공에 먼저 맞게 한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클럽도 3~5㎝가량 짧게 잡는 게 좋다.

조도현 C&2S 아카데미 프로는 “미스샷이 나서 토핑이나 뒤땅을 쳐도 상당한 거리를 굴러가는 게 드라이버 세컨드 샷”이라며 “평소보다 힘을 빼고 팔이나 손목 대신 몸통을 이용해 자신 있게 스윙하는 게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