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연수구 '신항 관할권' 갈등
인천 ‘송도 신항’ 행정 관할권을 놓고 신항과 인접한 인천시 연수구와 남동구가 갈등을 빚고 있다.

두 자치구 간 갈등은 지난 6월 송도국제도시 내 송도 10공구 매립지에 있는 송도 신항 1단계가 개항하면서 비롯됐다.

정부와 인천항만공사는 송도 신항에 2020년까지 총 12개 선석을 운영해 총 236만TEU를 처리하는 컨테이너 전용터미널을 건설하고 있다. 우선 1단계로 내년 초까지 6개 선석을 건설하기로 하고 우선 3개 선석 운영에 들어갔다. 송도 신항 일대에는 물류, 운송, 가공업체 등 항만 관련 업체들이 입주할 항만배후부지도 조성된다. 신항의 1공구부터 9공구까지는 연수구에 속해 있다. 나머지는 매립 중이거나 매립 마무리 단계로 아직 관할권이 정해지지 않았다.

신항과 접한 두 자치구는 신항 일대와 오는 10월 매립이 끝나는 11-1공구의 행정 관할권을 차지하기 위해 ‘송도 신항은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며 구민 서명운동까지 벌이는 등 관할권 획득에 총력을 쏟고 있다.

송도국제도시는 총 4912만㎡로 11개 공구로 나눠져 현재 8공구까지 매립이 완료됐으며 9-11공구는 매립 중이다. 이 중 매립이 마무리 단계인 10공구는 총 211만㎡로 신항이 건설 중이며 한창 매립하고 있는 11공구는 962만㎡로, 이 가운데 관할권 다툼이 일고 있는 11-1공구는 432만㎡다. 신항 배후부지는 211만8000㎡에 달한다.

두 자치구가 관할권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재산세·면허세 등 막대한 지방세 수입 때문이다. 신항만 부두의 재산세와 부두운영회사 법인세, 선박면허세 등과 향후 항만 배후부지 입주업체들의 재산세·취득세 등을 합하면 지방세가 수백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자치구의 설명이다.

연수구 측은 “해당 매립지 역시 행정구역상 송도국제도시와 맞닿아 있는 만큼 행정 관할권을 한 곳으로 모아야 한다”며 “송도의 경제자유구역 개발 취지와 행정효율성, 투자환경, 주민 편익 등을 고려해 관할 자치구를 연수구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남동구 측은 “송도 10공구와 11-1공구는 남동구의 앞바다로 옛날부터 주민들이 갯벌을 터전으로 어업에 종사했던 지역인 데다 지리적으로도 남동구와 인접하다”며 귀속권을 주장하고 있다. 두 자치구는 관할권 주장이 반영되지 않으면 법적 절차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신항 귀속권에 대한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행정자치부는 10월께 중앙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신항 행정 관할권을 결정하기로 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