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다음달 2일 장세욱 부회장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한 지 100일을 맞는다. 장 부회장은 자산매각과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꾀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분기 흑자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회사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브라질 경제도 휘청이고 있어서다.
○2분기 흑자전환 성공

장 부회장은 지난 6월25일 단독대표가 됐다. 이후 구조조정에 속도를 냈다. 동국제강은 이미 4월 서울 수하동 본사 사옥 ‘페럼타워’를 삼성생명에 매각했다. 장 부회장은 단독대표가 되자마자 포스코, 포스코강판, 한국철강 등 보유 상장 주식을 전량 처분했다. 고강도 인적 쇄신도 벌여 몸집을 가볍게 했다. 포항 2후판 공장을 연내 매각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 노력은 지난 2분기 539억원의 흑자를 내면서 결실을 보고 있다.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이 급증하고 판매단가가 하락했지만 건설경기가 살아난 덕분에 봉강과 형강 판매가 늘었고, 컬러강판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2013년 34% 수준이던 동국제강(당시 유니온스틸)의 컬러강판 시장점유율은 올 상반기 40%까지 뛰었다. 장 부회장은 최근 “후판 집중화로 10월부터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후판 부문 적자 … 신용등급 강등

매사가 순조로운 것은 아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6일 동국제강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두 단계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도 올 상반기 동국제강 신용등급을 ‘A-’에서 각각 ‘BBB’와 ‘BBB+’로 낮췄다. 주력 사업인 후판 부문 적자를 반영한 결과다.

동국제강의 후판 부문 영업적자는 2012년 1847억원, 2013년 642억원, 지난해 1260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11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최근 봉강·형강 부문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실적이 호전될지는 미지수라는 게 신용평가사들의 분석이다.

브라질 경제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도 악재다. 동국제강은 브라질에 현지 철광석업체 발레(지분율 50%), 포스코(20%)와 합작으로 54억6000만달러를 투입해 연산 300만t급의 제철소를 짓고 있다. 공정률 90%로 내년 상업 생산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BB+)으로 강등됐다. 헤알화 가치도 올 들어서 40% 가까이 하락했다. 현지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면 제철소의 정상 가동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이에 대해 “브라질 제철소 투자자금은 이미 2012년 신디케이트론 형태로 7억8000만달러를 확보했고 달러 결제를 하기 때문에 최근 브라질 신용등급 강등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