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팀 모두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다.(사진 = insidespanishfootball.com)





발렌시아 vs 레알 베티스[20일 1:15, 메스타야]



- Key Point



시즌 초반 부진한 발렌시아와 적극적인 선수보강으로 승격 팀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베티스가 4라운드에서 만나게 됐다. 발렌시아는 지난 시즌 탄탄한 수비력과 막강한 측면 공격으로 4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공수 양면으로 뭔가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꼭 잡아야 할 라요 바예카노, 데포르티보, 스포르팅을 상대로 1승 2무를 거뒀고, 3경기 동안 2골밖에 넣지 못했다. 9월까지는 팀을 만들어가는 기간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난 시즌의 위용을 되찾기 위해서는 약간의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반면 베티스는 이번 시즌 이적시장에서 굉장히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잔류의 의지를 보였다. 많은 선수들이 새롭게 합류하며 많은 우려를 낳았지만 생각보다 상황이 좋다.



비록 2라운드에서 레알 마드리드에게 5골을 헌납하며 크게 패했지만 시즌 개막전에서 비야레알과 무승부를 거뒀고, 지난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3라운드 경기에서는 돌아온 호아킨의 좋은 패스를 받은 루벤 카스트로가 득점을 올리며 시즌 첫 승도 거뒀다. 하지만 객관적 전력차는 여전히 발렌시아가 크게 앞선다.





▲ 발렌시아는 파레호에 의존도가 너무 높다.(사진 = foxsports.com)





- 평균 연령 23.9세, 고참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해진 발렌시아



발렌시아의 이번 시즌 스쿼드 평균연령은 23.9세이다. 31세 하비 푸에고가 팀 내 최고령자이며, 이어 이제 갓 30줄에 접어든 디에구 알베스와 알바로 네그레도가 뒤를 잇고 있다. 이 셋을 제외하곤 30세 이상 선수가 없을 정도로 발렌시아는 굉장히 젊은 팀이 됐다.



그러나 젊어진 스쿼드가 어린 선수들이 활약하기에 그다지 좋은 환경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발렌시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득점력 빈곤인데, 젊은 선수들의 기복 있는 경기력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비 푸에고, 다니 파레호, 소피앙 페굴리 같은 선수들이 있을 땐 그래도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그나마 발렌시아다운 모습을 보였지만, 이들 중 한둘이 빠지는 날엔 의미 없는 크로스와 롱패스가 난무하며 비효율적인 공격을 펼쳤다.



발렌시아에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젊은 유망주들이 많다. 이번 여름시장에서 임대생이었던 호드리구, 칸셀루를 완전 영입했고, 산티 미나, 다닐루, 바칼리 같은 어린 유망주들을 새롭게 영입하며 팀의 미래를 위한 투자와 동시에 전력 강화를 했다. 또한 기존의 호세 가야, 로드리고 데 파울, 무스타피, 안드레 고메스, 파코 알카세르의 존재까지 고려해볼 때 팀의 미래는 굉장히 밝아 보인다.



그러나 파코는 지난 후반부터 경기력이 좋지 못하며, 네그레도에게 밀렸고, 가야와 무스타피 같은 완전한 주전을 제외하고는 다들 경기에 나왔을 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전 팀에서 나이답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고 적지 않은 이적료로 발렌시아에 온 선수들인데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능력이 없는 선수들은 아니다. 그러나 아직 정신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어린 선수들은 환경과 분위기에 따라 경기력이 오락가락 하기 쉽다. 살아날 땐 재능을 마음껏 보여주지만, 안 되는 날은 기본기조차도 부족해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일수록 경험이 많은 고참급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고참의 존재야 말로 어린 선수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며, 이들의 부담감을 덜어주고, 마음 편히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공격라인에서 네그레도, 페굴리 그리고 미드필드에선 파레호와 푸에고 같은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을 잘 독려해 경기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주고, 좋은 동기부여를 해줘야 한다. 마음의 짐이 한층 가벼워진 선수들은 몸놀림이 한층 가벼워질 것이며,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데 최대한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팀의 경기력 또한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이다.



감독의 선수 기용과 전술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후보선수들이 못 미더운 활약을 한 건 사실이지만 로테이션 없이 너무 똑같은 라인업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에 이어 5라운드와 6라운드 경기를 거의 3~4일 간격으로 치러야 하기 때문에 로테이션은 필수다. 후보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 올려야만이 이 빡빡한 일정 속에서 충분한 승점을 챙길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의미 없는 크로스가 너무 많다. 전방에 네그레도가 있긴 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신장이 그다지 크지 않다. 따라서 네그레도 한명을 노린 높은 크로스보다는 좀 더 깊숙이 침투하여 컷백을 한다던가 낮은 크로스로 승부를 보는 편이 좋을 것이다. 또한 패스플레이로 상대 뒷공간을 노리는 것 역시 발빠른 윙어들과 좋은 패싱력을 가진 발렌시아에게 좀 더 효과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오타멘디의 이적으로 인한 수비라인의 약화와 주전 골키퍼 알베스의 장기부상에 이은 후보 골키퍼 매티 라이언의 부상으로 골키퍼에도 큰 문제가 생겼었다. 그러나 이적시장 막판 이적해온 압데누어가 적응 기간도 없이 바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오타멘디보다 발기술이 더 좋아 빌드업에 좀 더 많은 기여를 한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게다가 골키퍼들의 상황은 좀 더 흥미롭다. 지난 시즌 셀타에서 임대해와서 서브 골키퍼로 알베스의 공백을 간간히 대체해줘 이번 시즌 자유계약으로 완전 이적한 요엘은 지난 시즌과 달리 서드 골키퍼로 밀렸지만, 앞선 두 골키퍼의 부상으로 운좋게 3라운드 히혼전에서부터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감독의 선택은 메스타야에서 콜업된 하우메 도메네크였다. 뜻밖의 데뷔전에 팬들 뿐만 아니라 본인 역시도 많은 걱정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경기 내내 놀라운 선방쇼를 보이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고, 발렌시아는 극적 결승골로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맨 오브 더 매치에는 결승골을 넣은 파코가 아닌 골키퍼 하우메가 선정됐다. 데뷔전에서 환상적인 활약을 펼친 하우메는 곧 바로 재계약을 체결했고, 팬들의 골키퍼 걱정을 덜어주었다. 이어 바로 다음 경기인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선발로 출전했다. 큰 경기 데뷔에 대한 부담감이 컸는지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래도 당분간은 선발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후방의 위기를 잘 넘긴 발렌시아는 이제 득점력 향상에 더 많은 집중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호아킨은 전 소속팀을 상대로 활약을 이어갈 수 잇을까? (사진 = eurosport.co.uk)





- 비교적 고령의 스쿼드, 시즌 마지막까지 체력 관리가 관건



발렌시아와는 반대로 레알 베티스의 스쿼드는 비교적 고령이다. 1군 스쿼드에서 20대 초반 선수들이 5명밖에 안되며 대부분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선수들이다. 여름 이적시장에 페쩨야, 피찌니, 포르티요 같이 젊은 선수들을 보강하기도 했지만, 열약한 제정 탓에 대부분 나이가 들었지만 왕년에 이름 좀 날렸던 선수들을 자유계약으로 대거 영입했다.



게다가 유스 출신인 호아킨이 선수생활 마지막을 불태우기 위해 친정으로 복귀하면서, 스쿼드의 이름값이 올라감과 동시에 평균연령도 상승했다. 더군다나 기존에 있던 선수들 역시 젊지 않았다. 특히 오랫동안 베티스의 최전방을 책임지며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는 호르헤 몰리나와 루벤 카스트로도 어느덧 30 중반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시즌 초반 행보는 나쁘지 않다. 1승 1무 1패로 순항 중이다. 확실히 나이가 들었어도 왕년에 스타들은 다르긴 다른가 보다. 특히 호아킨은 친정팀 복귀전에서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홈팬들의 큰 환대를 받았다. 게다가 몰리나, 카스트로 투톱은 신체적인 능력은 조금씩 떨어지고 있지만 수년간 맞춰온 그 둘의 호흡만큼은 그 어떤 팀의 공격진 못지 않다.



여기에 독일국가대표 출신의 센터백 베스터만과 잦은 부상으로 재능만큼의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환상적인 테크닉을 겸비한 반 더 바르트, 그리고 말라가에서 영입한 유망주 포르티요까지 꽤 좋은 스쿼드를 구축하고 있다.



문제는 체력과 부상. 선수들의 나이가 나이인 만큼 부상을 당하기 쉽고, 적절한 체력 안배도 필요하다. 초반에 잘하다가 시즌 말미에 다들 지쳐서 무너질 가능 성도 다분하다. 따라서 감독의 전략적 선수기용이 베티스의 잔류를 결정 지을 것이다. 선수들의 능력은 충분하다.





▲ 지난 시즌과 다른 경기력에 고민이 많아진 누누 감독(사진 = record.xl.pt)





- 로테이션이 필요한 발렌시아,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



발렌시아는 주중에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치렀다. 심지어 지난주 리그 경기와 같은 선발이었다. 지난 경기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다가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결승골로 극적 승리를 거뒀음에도 감독은 변화를 주지 않았다. 히혼에게도 어려움을 겪었는데 제니트에게 좋은 결과를 얻기는 힘든 것이 당연했다. 홈에서 3-2의 뼈아픈 패배를 당하고 발렌시아는 다시 주말에 리그 경기를 치른다.



앞으로 5경기를 3~4일 간격으로 치러야 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이 멤버로 나올 수는 없을 것이다. 베티스전에서 조금에 선수구성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선수들의 활약이 어떨지 굉장히 미지수이기 때문에 쉽게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팀의 핵심인 파레호의 존재여부가 굉장히 중요하다. 파레호를 대체할 플레이메이커가 없다는 것이 발렌시아의 가장 큰 약점이다. 그의 존재감을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감독의 고민은 깊어갈 것이다. 분명 앞으로의 일정을 생각하면 한 두 번은 선발에서 빼야 할 텐데, 그나마 가장 약체로 평가되는 베티스전과 그라나다전에서 그럴 가능성이 가장 높다. 그러나 그가 빠지게 된다면 확실히 발렌시아에겐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반면 베티스는 시즌 초반 생각보다 잘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무너지며 5-0으로 패하긴 했지만, 객관적인 전력차가 너무 컸다. 비야레알과의 경기에서는 1-1로 무승부를 기록하고, 소시에다드와의 경기에서는 시즌 첫 승을 신고하며 승격팀의 매운맛을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비야레알 전에서는 경기를 주도했다. 승격팀이라고 무조건 수비만 한다는 편견은 버려야 할 것이다. 지난 시즌 세군다 우승팀답게 끈끈한 팀웍을 바탕으로 공격 찬스도 곧 잘 만들어낸다.



따라서 로테이션을 가동 할 발렌시아에게는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로테이션을 가동했을 때 경기력이 월등히 떨어졌었다. 그나마 파레호라도 있다면 해볼 만 하지만 파레호를 쉬게 해준다면 경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다. 그나마 홈이라는 것과 객관적인 전력이 앞서기 때문에 근소한 차이로 발렌시아의 승리를 예상해본다.



경기 예상 : 발렌시아 승


정진호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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