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속 유망 종목들…'대박 상품' 보면 주가 보여요
“유망 주식을 고르려면 대히트 상품 목록을 먼저 살펴라.”

‘허니버터칩’이나 ‘처음처럼 순하리’ 소주처럼 올해 ‘메가히트(megahit·대히트)’를 친 상품을 제조한 업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변동장에서도 허니버터칩 제조사 크라운제과나 처음처럼 순하리의 롯데칠성처럼 히트 상품을 보유한 기업은 순항을 거듭했다. 월가의 전설적 투자자 피터 린치의 ‘생활 속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얻어야 한다’는 주장이 한국 주식시장에서도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트에서 고른 블루칩

크라운제과는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7.79% 오른 78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3개월 새 40% 가까이 주가가 뛰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출시한 허니버터칩이 인기를 끌면서 올 들어 꾸준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과일소주 열풍을 일으킨 롯데칠성과 무학도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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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히트 상품은 기업의 실적 개선과 직결되기 때문에 가장 확실한 주가 상승동력으로 작용한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크라운제과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는 1006억원으로, 작년 대비 60.27%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전년보다 13.76% 늘어난 1조841억원으로 추정된다. 허니버터칩 관련 매출만 월평균 100억여원에 이르는 만큼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늘어난 것이다.

롯데칠성의 올해 매출도 지난해보다 3.92% 증가한 2조3527억원, 영업이익은 47.58% 늘어난 1509억원으로 추정된다. 시장 성장이 정체 단계에 접어든 식음료시장에서 수출 없이도 높은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다만 무학은 표면상으로 매출 3.71%, 영업이익은 18.32% 감소할 전망이다. 하지만 내실을 따져보면 높은 성장성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담배·라면시장도 지각변동

담배와 라면 등 점유율 변동이 작은 업계에서도 메가히트 상품이 나오면서 주식시장 판도에 변화가 일고 있다. KT&G의 초슬림형 캡슐담배 ‘에쎄 체인지’와 농심의 짜장라면 ‘짜왕’이 대표적이다.

KT&G 주가는 최근 3개월 새 11.88% 상승했고, 농심은 같은 기간 36.65% 올랐다. 에쎄 체인지는 하나의 담배에서 두 가지 향이 난다는 점이 젊은 층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적으로 5% 안팎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담배 종류가 100여개가 넘는 만큼 신제품 점유율이 5%를 차지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농심의 짜장라면 짜왕도 지난 4월 출시된 이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평균 판매가가 높은 상품이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몇 년간 삼양식품 오뚜기 등 경쟁사의 공세에 밀려 부진했던 주가도 올 들어 40% 넘게 올랐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월가의 유명 투자자 린치는 출근길에 사람들이 도넛을 사 먹기 위해 길게 줄을 선 것을 보고 ‘던킨도너츠’에 투자하는 등 일상생활 속 소비 패턴 변화에 민감했다”며 “에쎄 체인지, 짜왕 등의 신제품을 히트시켜 시장에 변화를 가져온 기업은 이익도 꾸준히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