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초음속 훈련기 T-50 판매 200대 돌파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생산하는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T-50·사진) 수주량이 생산 10년 만에 200대를 달성했다.

KAI는 17일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호텔에서 태국 공군과 T-50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태국 수출 물량은 4대로 계약금액은 1억1000만달러(약 1281억원) 수준이다. 태국은 조종사 훈련기로 1990년대 도입한 체코의 L39기를 운영하고 있지만 노후화로 인해 기종 교체사업을 추진했다. 태국 공군은 16~24대의 고등훈련기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어서 KAI의 수주 물량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06년 1월 생산하기 시작한 T-50과 개량형 경공격기인 FA-50 등 T-50계열 항공기는 2011년 인도네시아 16대, 2013년 이라크 24대, 지난해 필리핀 12대 등 52대가 수출됐다. 한국 공군에는 T-50 50대, 공격 성능을 보강한 TA-50 20대가 배치됐고,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에서 T-50B 12대, FA-50 60대를 도입하는 등 KAI는 국내외에서 196대를 수주했다. 허의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 유럽 등 방위산업 선진국에서도 최근 30년 동안 단일 기종 초음속 항공기 가운데 200대 이상 생산한 기종은 F-16, 유로파이터 등 10여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T-50계열 항공기의 총 수주량은 올해 안에 200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KAI가 이번 수출을 바탕으로 태국시장 추가 수주를 추진할 계획인 데다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 당시 추진하다 무산된 FA-50 24대의 페루 수출도 연내에 마무리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2017년 기종 선정을 앞둔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T-X) 교체사업 수주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사업은 350대에 달하는 미 공군의 초음속 훈련기를 대체하는 것으로 최소 10조원에서 최대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태국 고등훈련기 사업에서 미국 중국 러시아 이탈리아 등의 여러 기종과 경쟁을 벌여 T-50이 선정됐다”며 “이번에 탈락한 이탈리아 에어로마키의 M346은 T-X사업에서도 경쟁하고 있는 만큼 이번 수주로 T-50이 유리한 위치에 올라섰다”고 분석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