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고리(ring of fire)’로 불리는 환태평양지진대에 속한 칠레에서 규모 8.3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한반도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칠레 강진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규모 6 정도의 지진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한반도 '불의 고리' 인접…"규모 6 지진 가능성"
17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규모 2 이상 지진은 33회 감지됐다. 지난달 3일 제주 서귀포시 성산일출봉 남동쪽 22㎞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이 규모 3.7로 가장 컸다. 통상 규모 3 이상이면 실내의 일부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정도다. 2.9 이하는 지진계에 의해서만 탐지할 수 있고 대부분의 사람은 진동을 잘 느끼지 못한다.

국내 연평균 지진 발생 건수는 1978년 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후 1980년대 16회에서 1990년대 26회, 2000년대 44회, 2010~2014년 58회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5년간 규모 2 이상 지진은 2010년 42회에서 2011년 52회, 2012년 56회, 2013년 93회로 증가하다 지난해 49회로 감소했다.

학계에선 그동안 지진 안전지대로 인식돼온 한반도에서도 규모 6 이상의 지진은 충분히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환태평양지진대의 지각활동이 더 활발해졌다. 이 지진대는 태평양을 둘러싸고 아시아에서 북·남미로 이어지는 고리 모양이어서 ‘불의 고리’라 불린다. 칠레에서는 지난해 4월에도 규모 8.2의 강진이 발생하는 등 중남미 국가를 중심으로 규모 6 이상의 지진이 잇따르고 있다. 한반도와 인접한 일본도 환태평양지진대에 속한다.

이미 한반도에서도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다섯 차례 있었다. 1978년 9월 충북 속리산 부근(5.2), 1980년 1월 평안북도 의주지역(5.3), 2003년 3월 인천 백령도 해역(5.0), 2004년 경북 울진 동쪽 해역(5.2), 지난해 4월 충남 태안 서격렬비도 서쪽 해역(5.1)에서 발생했다.

이지민 국가지진센터 연구관은 “국내에선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2013년까지 강진의 여파에 따른 국지적 지진이 발생했지만 2013년 이후 안정화 단계로 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라며 “최대 규모 6.5 정도의 지진이 일어날 수는 있겠지만 갑자기 찾아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