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성장 비결은 '전략의 조화'…온라인시장 팽창 예측 + 길목 선점
전략의 역사’를 출간한 정치학자 로렌스 프리드먼은 “인류의 역사를 100으로 보면 전쟁이 없었던 시기는 3 정도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이라는 외부환경의 도전에 대한 끊임없는 응전의 결과라는 것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전쟁과 함께 발달한 전략의 역사다. 기원전 5세기 아테네에서 ‘스트라테지아’라고 불렸던 전략위원회에서 10년간 혁혁한 업적을 남겼던 인물 중 한 명이 철학자 소크라테스다. 전쟁과 전략, 그리고 사상은 상호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발달해 왔다.

기업의 경영자 시각에서 전략이 갖는 의미를 되새겨 보자. 경영전략 역사의 시작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버드대의 기업 사례 연구를 중심으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며 발전했다.

초기 경영전략은 한 명의 경영학자에 의해 집대성된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가 1970년대 말에 낸 ‘경쟁전략(Competitive Strategy)’에서 기업 조직 내부만이 아닌 기업을 둘러싼 경쟁구도와 영향요소, 즉 산업이라는 개념을 경영학 분야에 도입한 것이다. 기업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산업을 발견해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위치(포지셔닝)시키고, 수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포지셔닝 전략은 경영전략 역사 초기를 휩쓸었다. 기업의 성패는 산업 내에서의 구조적 메커니즘과 환경적인 외부 영향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지배적 흐름에 정면으로 의문을 던지며, 기업의 내부로 시각을 돌리는 시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컨설턴트였던 톰 피터스는 1980년 ‘초우량 기업의 조건’이란 책을 발간했다. 1970년대 미국의 산업계에 커다란 도전과 자극제였던 일본의 제조기업을 중심으로 당시의 최고 기업들을 살펴보고, 이들 기업이 왜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됐는가를 연구했다. 많은 발견 중에서 그는 차별적 기업의 성공은 다분히 기업의 보이지 않는 경쟁력, 즉 기업의 내부 역량에 좌우됐음을 밝혔다.

1990년대에는 내부 역량을 발전시킨 새로운 개념이 나타난다. 바로 ‘핵심역량(core competence)’이다. 기업의 차별화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전략적 자산과 능력의 질과 양에 좌우된다는 주장이었다. 예컨대 나이키의 디자인과 마케팅 능력, 페덱스의 물류처리 능력과 허브시스템, 혼다의 엔진 기술력, 삼성전자의 빠른 실행력과 변화 적응력 등 일류기업은 그 이름에 걸맞은 핵심역량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산업 내에서의 유리한 포지셔닝과 전략적 선택을 내세운 포지셔닝 학파와 대비해 핵심역량을 중시한 학파를 ‘캐이퍼빌리티(capabilities) 학파’라 불렀다.

기업의 환경적 요인과 내부 역량의 상대적 중요성에 대한 학자들의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경영자는 이 둘의 장점을 통합해 생각해야 한다. 아마존닷컴의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은 바로 이 두 학파의 장점을 잘 조합한 좋은 예다. 아마존닷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인터넷산업에서 정확한 포지션을 발견했다. 전자상거래로 초기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있는 많은 아이템 중에서 책 판매에 집중했다. 포터가 얘기한 ‘집중 전략’을 실천한 것이다. 물론 킨들을 통한 전자책 시장 선점이라는 초기 포지셔닝이 주효했다. 핵심역량의 구축은 무엇이었을까. 빅데이터를 통한 수요예측,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24시간 내 배송체계다. 특정 시점, 특정 지역에 어떤 수요가 발생할지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시스템을 마련한 것이다.

현대의 경영자는 유리한 포지셔닝 발견과 핵심역량의 구축이라는 양대 과제를 두고 고민해야 한다. 거시적이고 장기적 시각으로 산업을 크게 보며, 끊임없이 기업 내부 역량을 키우는 통합적 사고를 키워 나가야 한다.

양백 <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