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혜 "15년 공들인 바로크 음악 들려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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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 여는 '古음악 디바' 임선혜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와 내달 3일 LG아트센터서 공연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와 내달 3일 LG아트센터서 공연
‘고(古)음악계의 디바’로 불리는 소프라노 임선혜(39)가 세계 최정상급 바로크 오케스트라인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 단원들과 함께 한국 무대에 선다. 다음달 3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오르페오 인 바로크’에서다. 이번 공연에서 임선혜는 지난해 데뷔 15년 만에 처음 낸 솔로 앨범 ‘오르페오:이탈리아와 프랑스 칸타타들’에 나오는 주요 곡을 들려준다. 연주는 솔로 앨범의 반주를 한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 단원 7명이 맡는다.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바쁘게 활동하는 임선혜를 최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는 동독 출신 음악가들이 박해를 무릅쓰고 결성한 단체인 만큼 역사적 의의가 큰 오케스트라입니다. 1999년 고음악계에 데뷔한 이후 여러 차례 협연했고 같이 낸 음반만도 솔로 앨범을 포함해 다섯 장이 넘어요. 국내에선 함께 공연할 기회가 없어 늘 아쉬웠는데 이번에 단원들과 함께 무대에 서게 돼 설렙니다.”
고대 그리스의 오르페우스신화는 서양음악 바로크시대(1600~1750년)의 단골 주제였다. 장 필립 라모, 조반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시 등 많은 음악가가 이 신화를 주제로 성악곡을 남겼다. 임선혜는 솔로 앨범에서 오르페우스의 사랑을 다룬 칸타타를 부르고 해설까지 했다.
“오르페우스가 남자 역할인 만큼 ‘남자는 어떻게 사랑하는가’에 초점을 맞춰 해석했습니다. 처절한 사랑의 비극을 비교적 담담하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이번 공연에선 독일어와 이탈리아어, 프랑스어가 한꺼번에 등장하는 텔레만의 독창곡도 연주 곡목에 넣었어요. 음반에는 빠졌지만 좋아하는 작곡가의 곡이라 꼭 부르고 싶었거든요.”
그를 고음악의 길로 이끈 것은 우연히 서게 된 ‘대타’ 무대였다. 독일 칼스루에국립음대에 유학하던 시절인 1999년 한 스위스 에이전시로부터 “필립 헤레베헤(벨기에 출신 지휘자)의 투어 무대가 내일 열리는데, 소프라노가 갑자기 펑크를 냈다”는 연락을 받았다. 모차르트의 C단조 미사곡을 포함해 약 30분간 독창곡을 불러야 하는 무대였다. “이전에 부른 적이 없는 곡이었는데 겁도 없이 해봤다고 거짓말을 했어요. 제 노래가 마음에 들었는지 헤레베헤로부터 이듬해 베를린 심포니와의 모차르트 협연을 함께하자는 제의가 왔어요.”
그는 “낭만주의 오페라 분야에서 피어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고음악은 내가 가진 모든 걸 발휘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말했다. “낭만주의 오페라의 벨칸토 창법은 소리에 집중하다 보니 가사 전달에 신경을 쓰지 않을 때가 있어요. 바로크시대 곡들은 가사 전달이 매우 중요합니다. 시적이고 은유 가득한 가사가 많다는 점도 매력이고요.”
아시아 성악가 최초로 프랑스 고음악 전문 음반사인 아르모니아 문디에서 러브콜을 받은 것이 데뷔 직후인 2000년이다. “2008년부터 앨범 녹음이 구체화돼 지난해 앨범이 나왔고, 이제야 첫 앨범 발매기념 공연을 하게 됐습니다. 눈앞의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앨범 발매와 공연이 생각보다 많이 늦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무르익은 바로크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을 거예요”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는 동독 출신 음악가들이 박해를 무릅쓰고 결성한 단체인 만큼 역사적 의의가 큰 오케스트라입니다. 1999년 고음악계에 데뷔한 이후 여러 차례 협연했고 같이 낸 음반만도 솔로 앨범을 포함해 다섯 장이 넘어요. 국내에선 함께 공연할 기회가 없어 늘 아쉬웠는데 이번에 단원들과 함께 무대에 서게 돼 설렙니다.”
고대 그리스의 오르페우스신화는 서양음악 바로크시대(1600~1750년)의 단골 주제였다. 장 필립 라모, 조반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시 등 많은 음악가가 이 신화를 주제로 성악곡을 남겼다. 임선혜는 솔로 앨범에서 오르페우스의 사랑을 다룬 칸타타를 부르고 해설까지 했다.
“오르페우스가 남자 역할인 만큼 ‘남자는 어떻게 사랑하는가’에 초점을 맞춰 해석했습니다. 처절한 사랑의 비극을 비교적 담담하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이번 공연에선 독일어와 이탈리아어, 프랑스어가 한꺼번에 등장하는 텔레만의 독창곡도 연주 곡목에 넣었어요. 음반에는 빠졌지만 좋아하는 작곡가의 곡이라 꼭 부르고 싶었거든요.”
그를 고음악의 길로 이끈 것은 우연히 서게 된 ‘대타’ 무대였다. 독일 칼스루에국립음대에 유학하던 시절인 1999년 한 스위스 에이전시로부터 “필립 헤레베헤(벨기에 출신 지휘자)의 투어 무대가 내일 열리는데, 소프라노가 갑자기 펑크를 냈다”는 연락을 받았다. 모차르트의 C단조 미사곡을 포함해 약 30분간 독창곡을 불러야 하는 무대였다. “이전에 부른 적이 없는 곡이었는데 겁도 없이 해봤다고 거짓말을 했어요. 제 노래가 마음에 들었는지 헤레베헤로부터 이듬해 베를린 심포니와의 모차르트 협연을 함께하자는 제의가 왔어요.”
그는 “낭만주의 오페라 분야에서 피어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고음악은 내가 가진 모든 걸 발휘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말했다. “낭만주의 오페라의 벨칸토 창법은 소리에 집중하다 보니 가사 전달에 신경을 쓰지 않을 때가 있어요. 바로크시대 곡들은 가사 전달이 매우 중요합니다. 시적이고 은유 가득한 가사가 많다는 점도 매력이고요.”
아시아 성악가 최초로 프랑스 고음악 전문 음반사인 아르모니아 문디에서 러브콜을 받은 것이 데뷔 직후인 2000년이다. “2008년부터 앨범 녹음이 구체화돼 지난해 앨범이 나왔고, 이제야 첫 앨범 발매기념 공연을 하게 됐습니다. 눈앞의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앨범 발매와 공연이 생각보다 많이 늦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무르익은 바로크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을 거예요”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