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금호산업 채권은행 "FI들 손실 감내해야?”‥시장원리 `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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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보다는 서둘러 매각하는 것이 중요하죠, FI들이 손실 좀 보면 되지 않느냐” (시중은행 금호산업 담당 본부장)
“저희 은행도 손실을 좀 감내하더라도 빨리 파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금호산업 채권은행 관계자)
“재무적투자자(FI)에게 손실을 감내하라니, 출자한 LP(유한책임출자자)들 대부분 세금이 투입된 주체들인데 혈세 낭비하라는 것” (금호산업 채권단 FI 관계자)
박삼구 회장 측의 인수가격 공개 직후 금호산업 채권단내 은행 등 채권은행과 FI(재무적투자자)들간 인식차, 견해차는 이처럼 간극이 컸습니다.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 측이 산업은행에 제출한 가격을 놓고 ‘공개해야 한다’, ‘11일 채권단 회의에서 알려야한다’ 등 왈가왈부, 줄다리기 끝에 공개된 가격은 7,047억원.
기존에 박삼구 금호 회장이 제시했던 6,500억원에 비해서는 분명 500억원 가량 오르며 앞 숫자가 ‘6’에서 ‘7’로 바뀌는 등 간신히 턱걸이 수준에 구색은 갖춘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주채권단이자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이 가격문제·배임·향후 특혜 논란 등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채권단으로부터 끌어 모은 기준 산출가격의 하단인 7천억 후반대와도 여전히 격차를 보이는 가격대입니다.
인수가격 공개 직후 채권은행 관계들과 통화를 해 본 결과 “이 정도 가격이면”, “성의는 보인 가격”, “채권단 모두의 동의를 얻어내기에는 뭔가 부족한 가격”,“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이 가격에는 동의 할 수 없다” 등 의견이 분분합니다.
저마다 금호산업 채권 회수 규모, 담보 여부, 은행·증권 등 금융사별 이해관계가 다르다보니 이견은 불가피하다지만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은 분명 있어 보입니다.
오래도록 금호산업 관련 업무를 맡아 온 한 시중은행 본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런 언급을 합니다.
이 관계자는 “금호산업 매각 가격이 뭐가 그리 중요한가, 빨리 매각을 하는 게 중요하죠. FI(재무적투자자)들이 손해를 좀 보면 이제 그만 마무리할 수 있는 데”
또 다른 시중은행 채권단 관계자도 통화에서 “우리도 서둘러 매각하는 게 낫다고 보는 편인 데, 너무 오래 끌어왔다. 이 정도 가격에서 손해를 좀 감안하더라도 파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FI들이 손해를 좀 본다면”, “우리도 (은행) 이 정도에서 손해를 감안하더라도” 이 부분은 분명 편하지 만은 않은 대목입니다.
금융사전을 찾아봤습니다.
*FI : 재무적 투자자 (Financial Investor)
사업을 할 때 자금이 필요할 경우 사업의 운영에 참여치 않고 수익만을 목적으로 투자자금을 조달해 주는 투자자.
흔히 FI로 불리는 재무적 투자자들은 보통 사업권 획득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투자금에 대한 배당과 원리금, 수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해외 민자시장에서는 ‘순수투자자’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투자 즉 말 그대로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본연의 일입니다.
FI·PEF 뒤에는 이들에 투자하거나 자금을 대는 LP(유한책임출자자)가 있는 데 이들은 보통 연기금, 정부 유관기관, 국책 금융사 등 국민의 세금이 근간이 되는 기관이 다수입니다.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투자한 FI, 이들의 근간이 되기도 하는 LP들에게 손실을 감내하라는 언급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할 따름입니다.
채권단(은행) 역시 사전적 의미를 찾아봤습니다.
*채권단 : 주로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사들로 기업에 대한 채권을 갖고 있는 투자자를 말하며 채무를 상환 받을 권리를 갖는다.
‘갑질 논란’이 뜨거운 사회적 이슈지만 사실 채권단과 금호그룹 사이는 엄연히 채권으로 얽힌 채무관계가 명백한 ‘갑’과 ‘을’의 관계입니다.
통화를 한 은행 대부분 모두 채무를 상환 받을 권리,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 권리, 손실을 어떻게든 줄여야 하는 책무를 갖고 있음에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손실 감내’, ‘가격은 중요치 않다’, ‘재무적투자자(FI)들이 손해를 좀 본다면“ 등 본연의 책무, ’갑‘으로써의 위치를 망각하고 있는 듯한 언급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채권단은 “박삼구 회장이 이전에 사재를 출연했고 7,047억원이나 써냈을 때는 성의를 보인 셈이고 자금조달도 여의치 않을텐 데”라며 “기존 오너에게 다시 돌려주는 것이 맞지 않겠냐”며 이토록 ‘을’을 배려하는 ‘갑’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배려에 배려를 더 합니다.
경영권을 빼앗거나, 사재출연을 요구하거나, 법정관리로 내몰거나, 기업구조조정에 배려는 필요없는 듯 칼 같은 잣대를 들이대던 STX, 동부, 극동건설, 쌍용건설 등 여타 조선·건설 등 부실기업을 대할 때와 같은 막강 `갑`의 행태와 판이하게 다른 모습입니다.
결국 손실은 은행과 증권 등 금융사, FI(재무적투자자), 더 나아가서는 LP(유한책임출자자) 등이 져야 하는 데 그러한 손실은 과연 무엇, 누구를 위한 손실 감내인 지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일부 채권단이 말하는 “박삼구 회장 측은 사채출연도 했는 데 그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부분도 IB와 M&A 쪽에 문의를 해보니 사실상 `사재출연`이라기 보다는 ‘계열사 지분 확보 수순으로 보는 것이 맞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매각을 조기에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채권단들은 "박삼구 회장 외에 다른 매수주체도 뚜렷치 않은 상황"이라는 언급을 보태기도 합니다.
최근 "박삼구 회장이 우선매수권 행사를 포기하면 인수전에 나서겠다"고 한 금호석유화학에 공식 답변을 요청해 봤습니다.
금유석유화학의 답변은 이렇습니다.
“현재 박삼구 회장 측이 우선매수권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우선매수권 행사를 포기하면 금호산업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고 ”이를 대외에 공식화할 것인지 여부를 내부 검토중“이라고 답했습니다.
*금호석유 "금호산업 인수 추진 공식화 여부 검토중"
일부 채권은행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인수자금 조달 여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인수자금 마련 여력까지 걱정을 해주는 모습입니다.
박삼구 회장이 대우건설, 대한통운, 금호산업 중동부천 사업장 등 수 차례 다수의 FI(재무적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기며 시장에서 신뢰를 잃고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까지 사려깊게 걱정해 주는 따뜻한 `갑`의 넓은 아량마저 보여주고 있습니다.
IB업계 등에 금호석유의 인수자금 조달 여력을 문의해 보니 유보금, 유가증권을 포함해 FI(재무적투자자) 등을 통한 자금조달에는 이상이 없다는 견해가 나옵니다.
반면 산업은행 측은 금호석유가 박삼구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포기할 경우 인수전에 참여하는 가능성 자체를 배제하며 박삼구 회장을 유일한 인수 대상자로 한정짓고 있습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금호석유 측의 의사가 분명치 않고 LOC(투자확약서)를 쓰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진위 여부를 알 수 없는 것”이라며 금호가(家) 형제간의 싸움으로만 치부하는 모양새입니다.
박삼구 회장 측이 제시한 6천500억원대에서 7,047억원, 채권단이 이 정도는 받아야 된다고 통보한 1조원 사이간 중간치는 산술적으로도 8천억원 중반 정도입니다.
박삼구 회장 측이 제시한 가격보다 적어도 1천억원에서 많게는 2천억원 이상의 채권을 추가로 회수할 수 있는 가능성마저 원천 배제하고 손실을 감내하겠다는 움직임 자체가 FI(재무적투자자)나, LP(유한책임투자자) 입장에서는 시장논리, 금융 상식 밖의 일인 셈입니다.
*M&A업계 "금호산업 매각가격 더 받을 수 있다"
M&A 업계 관계자는 한국경제TV 기자와의 통화에서 “채권단이 8~9천억원을 끝까지 고수해도 경영권 인수가 절실한 박삼구 회장이 어떻게든 조달을 해 내려고 할 것”이라며 “만일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아 우선매수권 행사를 포기하면 금호석유나, 여타 금호그룹의 자산과 항공·물류 사업에 관심이 있는 `3자 매각`을 하면 되는 데 채권단이 은행, 금융사, 투자자로써의 본분을 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주주가치 훼손을 정당화하면서까지 대우건설, 대한통운 M&A 등 경영실패로 그룹을 위기로 내몰은 박삼구 회장에게, 그것도 헐값 논란을 포함해 본인이 속한 금융사의 손실을 감내하면서까지 서둘러 팔아야 되는 이유와 배경, 어떤 역학구도에 따른 것인지도 궁금해 집니다.
금호산업의 한 FI(재무적투자자)는 통화중 이런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기업 정상화, 금호그룹 정상화를 강조하는 데, 기업만 정상화되고 특정 개인의 경영권을 회복해 주는 것만이 정상화”냐며 “채권단·FI·LP의 채권회수, 자산 건전화도 정상화의 한 축”이라고 성토했습니다.
*FI "기업 정상화가 한 쪽의 손실만 감내하는 것인가"
이어 이 FI 관계자는 “양쪽, 두 가지 모두가 어느정도 충족돼야 누가봐도 합리적인 정상화일 텐데, 여느 기업의 정상화와는 분명 다른, 어느 한 쪽의 손실만을 감내하라고 하면 정상화가 아닌 고통전가이자 특혜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7,047억원, 어느 기준으로, 어떤 계산으로 이런 가격이 제시됐는 지, 일각에서는 항공업을 영위하는 금호그룹의 `보잉 747`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우스갯 소리마저 나오는 가운데 7,047억원이 나온 배경에 대한 일언반구의 설명조차 없이 재래시장 한 켠에서 가격 흥정하 듯 가격이 좁혀져 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은 11일 55개 채권단이 모이는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며 이날 과연 채권은행과 FI들간 장외 설전처럼 이견이 커, 가격 재협상으로 가게 될 지. 아니면 이 정도 수준의 손실을 감내하면서도 ‘부실’ 분류로 돼 있는 금호산업을 ‘정상’분류로 시급히 변경하는 작업, 금호그룹의 경영권 향배를 결정짓는 마무리 수순에 돌입하게 될 지 묘연한 상황입니다.
주요 은행 등 채권단에 통보돼 공식입장을 정해 달라며 건낸 7,047억원이라는 가격을 과연 채권단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안건 상정으로까지 이어져 부의에 붙여지게 될 지, 금호그룹 경영권의 향방이 드러나게 되는 `최종회`에 재계와 금융권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정필기자 jp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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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은행도 손실을 좀 감내하더라도 빨리 파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금호산업 채권은행 관계자)
“재무적투자자(FI)에게 손실을 감내하라니, 출자한 LP(유한책임출자자)들 대부분 세금이 투입된 주체들인데 혈세 낭비하라는 것” (금호산업 채권단 FI 관계자)
박삼구 회장 측의 인수가격 공개 직후 금호산업 채권단내 은행 등 채권은행과 FI(재무적투자자)들간 인식차, 견해차는 이처럼 간극이 컸습니다.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 측이 산업은행에 제출한 가격을 놓고 ‘공개해야 한다’, ‘11일 채권단 회의에서 알려야한다’ 등 왈가왈부, 줄다리기 끝에 공개된 가격은 7,047억원.
기존에 박삼구 금호 회장이 제시했던 6,500억원에 비해서는 분명 500억원 가량 오르며 앞 숫자가 ‘6’에서 ‘7’로 바뀌는 등 간신히 턱걸이 수준에 구색은 갖춘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주채권단이자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이 가격문제·배임·향후 특혜 논란 등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채권단으로부터 끌어 모은 기준 산출가격의 하단인 7천억 후반대와도 여전히 격차를 보이는 가격대입니다.
인수가격 공개 직후 채권은행 관계들과 통화를 해 본 결과 “이 정도 가격이면”, “성의는 보인 가격”, “채권단 모두의 동의를 얻어내기에는 뭔가 부족한 가격”,“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이 가격에는 동의 할 수 없다” 등 의견이 분분합니다.
저마다 금호산업 채권 회수 규모, 담보 여부, 은행·증권 등 금융사별 이해관계가 다르다보니 이견은 불가피하다지만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은 분명 있어 보입니다.
오래도록 금호산업 관련 업무를 맡아 온 한 시중은행 본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런 언급을 합니다.
이 관계자는 “금호산업 매각 가격이 뭐가 그리 중요한가, 빨리 매각을 하는 게 중요하죠. FI(재무적투자자)들이 손해를 좀 보면 이제 그만 마무리할 수 있는 데”
또 다른 시중은행 채권단 관계자도 통화에서 “우리도 서둘러 매각하는 게 낫다고 보는 편인 데, 너무 오래 끌어왔다. 이 정도 가격에서 손해를 좀 감안하더라도 파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FI들이 손해를 좀 본다면”, “우리도 (은행) 이 정도에서 손해를 감안하더라도” 이 부분은 분명 편하지 만은 않은 대목입니다.
금융사전을 찾아봤습니다.
*FI : 재무적 투자자 (Financial Investor)
사업을 할 때 자금이 필요할 경우 사업의 운영에 참여치 않고 수익만을 목적으로 투자자금을 조달해 주는 투자자.
흔히 FI로 불리는 재무적 투자자들은 보통 사업권 획득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투자금에 대한 배당과 원리금, 수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해외 민자시장에서는 ‘순수투자자’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투자 즉 말 그대로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본연의 일입니다.
FI·PEF 뒤에는 이들에 투자하거나 자금을 대는 LP(유한책임출자자)가 있는 데 이들은 보통 연기금, 정부 유관기관, 국책 금융사 등 국민의 세금이 근간이 되는 기관이 다수입니다.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투자한 FI, 이들의 근간이 되기도 하는 LP들에게 손실을 감내하라는 언급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할 따름입니다.
채권단(은행) 역시 사전적 의미를 찾아봤습니다.
*채권단 : 주로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사들로 기업에 대한 채권을 갖고 있는 투자자를 말하며 채무를 상환 받을 권리를 갖는다.
‘갑질 논란’이 뜨거운 사회적 이슈지만 사실 채권단과 금호그룹 사이는 엄연히 채권으로 얽힌 채무관계가 명백한 ‘갑’과 ‘을’의 관계입니다.
통화를 한 은행 대부분 모두 채무를 상환 받을 권리,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 권리, 손실을 어떻게든 줄여야 하는 책무를 갖고 있음에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손실 감내’, ‘가격은 중요치 않다’, ‘재무적투자자(FI)들이 손해를 좀 본다면“ 등 본연의 책무, ’갑‘으로써의 위치를 망각하고 있는 듯한 언급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채권단은 “박삼구 회장이 이전에 사재를 출연했고 7,047억원이나 써냈을 때는 성의를 보인 셈이고 자금조달도 여의치 않을텐 데”라며 “기존 오너에게 다시 돌려주는 것이 맞지 않겠냐”며 이토록 ‘을’을 배려하는 ‘갑’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배려에 배려를 더 합니다.
경영권을 빼앗거나, 사재출연을 요구하거나, 법정관리로 내몰거나, 기업구조조정에 배려는 필요없는 듯 칼 같은 잣대를 들이대던 STX, 동부, 극동건설, 쌍용건설 등 여타 조선·건설 등 부실기업을 대할 때와 같은 막강 `갑`의 행태와 판이하게 다른 모습입니다.
결국 손실은 은행과 증권 등 금융사, FI(재무적투자자), 더 나아가서는 LP(유한책임출자자) 등이 져야 하는 데 그러한 손실은 과연 무엇, 누구를 위한 손실 감내인 지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일부 채권단이 말하는 “박삼구 회장 측은 사채출연도 했는 데 그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부분도 IB와 M&A 쪽에 문의를 해보니 사실상 `사재출연`이라기 보다는 ‘계열사 지분 확보 수순으로 보는 것이 맞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매각을 조기에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채권단들은 "박삼구 회장 외에 다른 매수주체도 뚜렷치 않은 상황"이라는 언급을 보태기도 합니다.
최근 "박삼구 회장이 우선매수권 행사를 포기하면 인수전에 나서겠다"고 한 금호석유화학에 공식 답변을 요청해 봤습니다.
금유석유화학의 답변은 이렇습니다.
“현재 박삼구 회장 측이 우선매수권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우선매수권 행사를 포기하면 금호산업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고 ”이를 대외에 공식화할 것인지 여부를 내부 검토중“이라고 답했습니다.
*금호석유 "금호산업 인수 추진 공식화 여부 검토중"
일부 채권은행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인수자금 조달 여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인수자금 마련 여력까지 걱정을 해주는 모습입니다.
박삼구 회장이 대우건설, 대한통운, 금호산업 중동부천 사업장 등 수 차례 다수의 FI(재무적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기며 시장에서 신뢰를 잃고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까지 사려깊게 걱정해 주는 따뜻한 `갑`의 넓은 아량마저 보여주고 있습니다.
IB업계 등에 금호석유의 인수자금 조달 여력을 문의해 보니 유보금, 유가증권을 포함해 FI(재무적투자자) 등을 통한 자금조달에는 이상이 없다는 견해가 나옵니다.
반면 산업은행 측은 금호석유가 박삼구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포기할 경우 인수전에 참여하는 가능성 자체를 배제하며 박삼구 회장을 유일한 인수 대상자로 한정짓고 있습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금호석유 측의 의사가 분명치 않고 LOC(투자확약서)를 쓰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진위 여부를 알 수 없는 것”이라며 금호가(家) 형제간의 싸움으로만 치부하는 모양새입니다.
박삼구 회장 측이 제시한 6천500억원대에서 7,047억원, 채권단이 이 정도는 받아야 된다고 통보한 1조원 사이간 중간치는 산술적으로도 8천억원 중반 정도입니다.
박삼구 회장 측이 제시한 가격보다 적어도 1천억원에서 많게는 2천억원 이상의 채권을 추가로 회수할 수 있는 가능성마저 원천 배제하고 손실을 감내하겠다는 움직임 자체가 FI(재무적투자자)나, LP(유한책임투자자) 입장에서는 시장논리, 금융 상식 밖의 일인 셈입니다.
*M&A업계 "금호산업 매각가격 더 받을 수 있다"
M&A 업계 관계자는 한국경제TV 기자와의 통화에서 “채권단이 8~9천억원을 끝까지 고수해도 경영권 인수가 절실한 박삼구 회장이 어떻게든 조달을 해 내려고 할 것”이라며 “만일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아 우선매수권 행사를 포기하면 금호석유나, 여타 금호그룹의 자산과 항공·물류 사업에 관심이 있는 `3자 매각`을 하면 되는 데 채권단이 은행, 금융사, 투자자로써의 본분을 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주주가치 훼손을 정당화하면서까지 대우건설, 대한통운 M&A 등 경영실패로 그룹을 위기로 내몰은 박삼구 회장에게, 그것도 헐값 논란을 포함해 본인이 속한 금융사의 손실을 감내하면서까지 서둘러 팔아야 되는 이유와 배경, 어떤 역학구도에 따른 것인지도 궁금해 집니다.
금호산업의 한 FI(재무적투자자)는 통화중 이런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기업 정상화, 금호그룹 정상화를 강조하는 데, 기업만 정상화되고 특정 개인의 경영권을 회복해 주는 것만이 정상화”냐며 “채권단·FI·LP의 채권회수, 자산 건전화도 정상화의 한 축”이라고 성토했습니다.
*FI "기업 정상화가 한 쪽의 손실만 감내하는 것인가"
이어 이 FI 관계자는 “양쪽, 두 가지 모두가 어느정도 충족돼야 누가봐도 합리적인 정상화일 텐데, 여느 기업의 정상화와는 분명 다른, 어느 한 쪽의 손실만을 감내하라고 하면 정상화가 아닌 고통전가이자 특혜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7,047억원, 어느 기준으로, 어떤 계산으로 이런 가격이 제시됐는 지, 일각에서는 항공업을 영위하는 금호그룹의 `보잉 747`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우스갯 소리마저 나오는 가운데 7,047억원이 나온 배경에 대한 일언반구의 설명조차 없이 재래시장 한 켠에서 가격 흥정하 듯 가격이 좁혀져 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은 11일 55개 채권단이 모이는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며 이날 과연 채권은행과 FI들간 장외 설전처럼 이견이 커, 가격 재협상으로 가게 될 지. 아니면 이 정도 수준의 손실을 감내하면서도 ‘부실’ 분류로 돼 있는 금호산업을 ‘정상’분류로 시급히 변경하는 작업, 금호그룹의 경영권 향배를 결정짓는 마무리 수순에 돌입하게 될 지 묘연한 상황입니다.
주요 은행 등 채권단에 통보돼 공식입장을 정해 달라며 건낸 7,047억원이라는 가격을 과연 채권단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안건 상정으로까지 이어져 부의에 붙여지게 될 지, 금호그룹 경영권의 향방이 드러나게 되는 `최종회`에 재계와 금융권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정필기자 jp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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