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양시 평촌스마트스퀘어단지에 통합 연구개발(R&D)센터를 짓고 있는 서연그룹의 임영철 부사장은 9일 “지난 4월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서연그룹은 충남 아산에 있는 한일이화와 서울 가양동의 대동 등 전국에 흩어져 있는 13개 계열사의 연구소를 한곳에 모으기 위해 통합 R&D센터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연구소는 입주할 수 없다는 규제에 묶여 지하 2층, 지상 9층 규모로 신축하던 상황에서 건물과 부지 매각까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평촌스마트스퀘어에는 부품제조업 등 6개 업종만 입주할 수 있다는 안양시의 지구단위계획 때문이었다. 한일이화가 분양받은 필지는 기계장비제조업체만 입주할 수 있고, 서연은 컴퓨터관리업종으로 분류돼 입주할 수 없었다.

게다가 건물 임대비율 30% 제한 규정도 걸림돌이었다. 이 규정에 맞춰 임대하면 건물 대부분을 비워둬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임 부사장은 “안양시를 여러 차례 방문해 규제 완화를 요청했지만 돌아온 답은 항상 ‘규정대로’라는 한마디뿐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서연그룹은 남경필 경기지사 주재로 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기 위해 4월 평촌스마트스퀘어단지에서 열린 ‘경기도 기업현장 간담회’에서 규제 완화를 건의하면서 해결할 수 있었다. 이런 내용의 애로사항을 접수한 경기도는 안양시와 협의해 7월9일 관리기본계획 변경고시를 했다. 계열사와 자회사는 임대비율 30% 제한에서 제외하고 단지 내 유치업종 중복도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임 부사장은 “경기도의 적극적 지원으로 규제가 해소돼 매각까지 검토했던 센터를 건립할 수 있었다”며 “5년간 신규 인력 200여명 채용과 연구개발비 140억원 투자를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