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7일 오후 3시18분

정부가 배당 활성화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과도한 배당으로 유동성 악화에 빠진 사실을 고백한 기업이 나왔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장외기업인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 KBT제약은 건강기능식품 유통업체인 지에스엘과 합병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자사 재무상황에 대해 “과도한 배당에 따른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 악화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KBT제약은 “배당금의 일부로 은행채무를 변제하거나 시설 투자에 썼다면 재무구조가 안정화하고 매출이 확대됐을 것”이라고 적시했다.

신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개 사업연도에 걸쳐 자본금(19억원)의 약 4배 규모인 79억원의 배당을 했다. 평균 배당률(1주당 액면금액에 대해 지급되는 배당금의 비율) 130%로 일반적인 상장사 평균 배당률(20~30%)의 4~6배 수준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 제품 판매를 맡은 업체들과 사업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0년부터 회사 주식을 교부하면서 고배당을 약속했다”며 “당시에는 경기가 좋았지만 이후 나빠진 상황에서 고배당을 하다 보니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KBT제약의 매출은 2013년 88억원에서 지난해 47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손익은 같은 기간 18억원에서 -1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는 배당을 하지 않고 유보금을 적립할 것”이라며 “주주들에게는 회사 상장 후 구주매출(기존 주식을 공모주로 내놓는 상장 절차)을 통해 투자수익을 내도록 해주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KBT제약은 이르면 2018년 코스닥에 상장한다는 목표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